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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함께 걷는 점심시간

[서평 14] 터틀넥프레스 사업일기(김보희)

by 제이

1. 서론

날씨가 따뜻하다. 점심을 먹고 걷는 시간이 즐겁다. 따뜻한 봄기운에 몸도 마음도 부담감이 덜해진다. 같이 밥 먹을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고, 또 커피 한잔을 들고 걷는 점심시간이 귀하다. 마음에 여유가 없었을 때가 있었다. 새벽공부를 했기 때문에 회사에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지쳐 있었다. 점심은 10분 안에 먹고, 남는 시간엔 낮잠을 잤다. 그게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목표를 위해 나아간다고 생각했고, 하나씩 쌓여가는 나의 성취가 나에게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2. 외로움

다른 사람들에게 시간과 돈을 쓰는 게 어려워졌다. 점심시간을 맞추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웠고, 가끔씩 나가서 먹는 점심 값이 부담이었다. 그렇게 혼자가 돼 가는 줄도 모르고, 그게 외로운 것인지도 모르고, 10년의 시간을 보냈다. 내 인생에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더 잘 되는 것, 남들이 이루지 못한 성취를 이뤄 내는 것, 내 통장 잔고에 0을 하나 더 쌓기 위해서 외로움은 당연한 것이었다.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지 못했기에 외로움을 느끼지도 못했다.


3. 무너짐

그렇게 원하는 목표를 계속 이뤄 나갔더라면 평생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노력해서 쌓아 올렸던 나의 성취가 무너지는 순간, 나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추락하는 상황에 주변에 도움을 줄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행동하니 저 꼴을 당하지'라는 말들이 주변에서 돌아왔다.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것을 나눌 친구가 필요했다. 세상에 혼자라는 생각이 들자, 느끼지 못했던 외로움이 몰려왔다.


4. 함께 하는 즐거움

점심을 먹고 회사 주위를 산책하는 이 시간이 너무 감사하다. 주말에 있었던 일, 회사에서 있었던 시시콜콜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다. 회사에서 일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다. 햇빛을 쐬고 다시 들어가서 오후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오만한 생각이었다. 회사는 시스템을 제공해 주고, 나보다 뛰어난 여러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 함께 하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이다.


5. 결론

이번 주에 읽은 '터틀넷프레스 사업일기'는 처음 회사를 시작하는 작가님의 사업일기이다. 브랜드를 만들고 회사를 만들어 가는 2년 간의 기록이다. 그 책 속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어려움을 나눌 친구가 있었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주변 사업 선배들이 있었다. 그렇게 함께 회사를 만들어 가는 기록이 책 속에 기술되어 있다. 삶에서 모든 것을 혼자 해 낼 수 없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혼자 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하다 할지라도, 함께 일하는 것을 연습해야 할 이유는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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