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4] 기사단장 죽이기(무라카미 하루키)
1. 서론
나는 마음이 복잡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는다. 이미 대부분의 그의 소설을 읽었지만, 다시 읽으면 또 다른 소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새로운 책을 읽을 여유가 없는 것일 수 있다. 쉬는 동안 '기사단장 죽이기'를 다시 읽었다.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없다. 줄거리 대부분을 잊어버렸다. 아마 그의 다른 소설보다 쉽게 읽지 않았나 보다. 책의 마지막 장을 읽고 덮었을 때, 다시 회사에 돌아갈 때가 된다. 두려운 마음이 든다.
2. 소설을 읽는다는 것
아무런 이슈가 없이 그저 그런 하루를 보낸다. 시간이 더디 간다고 느낀다. 정확하게는 아무런 변화 없이 시간만 흐른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순간이 오면, 현실에서 불만이 생긴다. 참 아이러니하다. 아무 일 없는 평범한 하루를 갈망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순간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것에 나도 나 자신을 모르겠다. 주변에 이런 고민을 이야기해 본다. 그러나 내 인생에 남이 진심일 수 없듯이 그저 그런 조언만을 제시한다. 그런 기분일 때 나는 소설을 읽는다.
3. 정확한 답은 없을지라도
소설 속 인물에서 나의 모습을 본다. 모든 것에서 무너진 삶 속에서 나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또 어떤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본다. 물론 실제의 삶이 소설 속 주인공 같을 수 없다. 그리고 답을 알고 자신감 있게 그 행동을 해낼 자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통해 내가 하지 못한 무언가를 해내는 주인공 속에서 묘한 만족감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힘을 조금이나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계속 소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4. 성장지향성
독서의 범위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소설, 자기 개발서 등 쉽게 읽히는 글 위주로 읽었다. 나는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책을 또는 조금 더 생산적인 책을 읽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그래서 회사 일과 관련된 책, 영어공부를 위한 원서 등을 읽었는데, 쉽게 잘 읽히지 않는다. 용어도 어려울 뿐 아니라,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도저히 무슨 말인지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꼭 생산적인 것을 해야 하는 지도 의문이 든다. 그냥 쉬는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인데, 이 것에서 조차 의미를 찾아야 하는 것인가?
5. 결론
2년 간 2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글로 쓰는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여기서 나열할 수 없지만,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삶을 많이 바꿔 나갔다. 그리고 또 목표했던 많은 것들을 실제적으로 해 냈다. 나 자신을 좀 칭찬해 줘도 좋을 만큼이다. 그러나, 항상 가진 것보다 못 가진 것이 크게 보이고, 나 자신을 인정하기보다 압박하는 습관은 지금도 여유 없는 삶의 모습의 나를 만든다. 잘하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꾸준하게 하면 된다. 누구도 나를 나 만큼 깊게 생각하고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내 이슈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내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