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길러내는 것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서 부모가 꼭 지녀야 할 자질 중 하나인 기다림.
무슨 상황에 있어서든 어느 정도 다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은 꽤 심플한 답이지만,
가장 이상적이고 그래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자질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나는 나의 바닥 중에서 아주 밑바닥까지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성격 급하고 욱하고 참을성이 없는 편인지는 아이를 낳기 전까지 몰랐다.
차분하고 침착할 줄 알았지만 나의 바닥은 그 반대였다.
그런 내게 기다림이란 어려운 일 중 하나였다.
무언가 내가 하는 대로 따라오기만 하면 다 될 텐데,
그러지 않는 자녀를 보면 화가 치밀어 올랐고 주체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자녀가 사춘기라는 시기에 이르러서야 나는 마음을 좀 내려놓아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어쩌면 사춘기가 도래하기 전이 마지막일 것 같아서
나와 자녀 모두에게 애를 좀 태웠던 것 같다.
어찌 됐던 그걸 경험해 보고 나니
아무리 노력해도 내 뜻대로 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었고 깨닫게 되었다.
결국은 본인이 선택하고 행동하고 경험해 보아야 느끼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러서야
내 마음은 이내 포기라는 말보다는 차분함, 기다림이라는 다른 가면을 쓰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공교육에서 가끔 강사신분으로 활동을 하지만, 사교육에서는 수학개인지도를 한다.
그만큼 수학 하나만큼은 내가 제대로 가르쳐서 잘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렇게 빠른 습득과 이해를 지니지 않은 큰 아이를 다그쳐가면서 가르친 게 3~4년이 되자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구나 하고 두 손 두 발 다 들었던 게 불과 1년 전이다.
아직 시기 상조인건 알지만,
그래도 중1 첫 시험 이후 아이는 조금은 다른 결심을 한 것 같았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올라오는 듯하면서
학원 다니며 엄마와 수업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
내심 기뻤다.
나는 내 길, 너는 네 길 우리 그렇게 각자도생 하자.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몰두하려고 노력했더니,
그래서 자연스레 기다릴 수 있었던 거였는데...
그래도 이만하면 큰 변화라 생각되어 마음이 흐뭇하다.
물론 아이의 결심이 얼마나 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내게 이런 변화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역시 부모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기다림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어렵지만 아이의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니기에
아이가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어떠한 상황에서도 팔 걷어붙이고 나서기보다
그저 묵묵히 기다리는 부모의 역할과 인생을 즐기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고의 양육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