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로 성인 ADHD의 진단이 어려운 다른 이유는 공존질환이 증상을 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과 질환의 공존 진단률은 최대 80%까지 보고가 되고 있기에 공존진단이 없는 순수한? ADHD 환자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울증, 조울병, 불안장애, 성격장애, 물질 남용과 같은 다빈도의 동반 질환 모두 주의력에 문제가 생기거나 충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시도가 있었으며 앞으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이번 DSM-IV에서 DSM-5로 진단기준이 개정이 되면서 성인기의 나타나는 증상 특성이 진단기준 말미에 괄호안에 간단히 기술이 되어 있습니다.
가령, 외부 자극에 쉽게 주의가 산만해짐의 진단기준 끝에 후기 청소년과 성인의 경우 관련없는 생각들이 떠오름을 포함시킨다는 문구가 괄호 안에 포함이 되었습니다.
또, 부적절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름의 기준은 말미에 청소년기와 성인에서는 안절부절 못한다는 주관적 느낌으로 나타남이라는 문구가 추가되었습니다.
즉, 성인기에는 아동기의 외현 증상이 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을 반영하기 위해 내적 증상의 기술적 표현이 추가된 것이죠.
물론 (상)편에서 언급한대로 이 내용만으로 성인 ADHD에서 특이적인 실행기능 장애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진료 현장에서는 성인 ADHD에 특이적인 평가 척도가 사용됩니다.
ASRS라는 척도는 55개의 증상문항과 운전과 관련한 별도의 12개 문항의 소척도가 존재하는데 비교적 스스로 보고하는 척도 중에서는 감별력이 양호합니다.
미국에서는 성인 ADHD 분야에서는 저명한 연구와 저서를 집필한 바클리가 고안한 척도인 Barkley척도가 있는데 앞서 설명드린 진단기준의 한계를 보완하여 실제 성인에서 자주 보고되는 증상 위주로 항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임상가가 반구조화된 상담과 함께 어린시절의 증상과 성인기 증상을 한가지씩 체크해나가면서 증상을 찾는 DIVA-V(네덜란드 개발)라는 척도는 투자되는 시간과 정성만큼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증상을 놓치지 않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DSM 진단체계가 다음 버전으로 개정될 때에는 이러한 성인기에 특이적인 증상 표현이나 최근 밝혀진 ADHD의 뇌과학적 특성(마음방랑 등의 집행기능 이상)이 반영이 되어 진단기준이 대폭 변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됩니다.
(상)편에서 이번 DSM-V 진단체계 개정에서 성인 ADHD는 유형별로 9개의 증상 중 진단에 충족되는 증상 개수가 5개로 개정이 되었다고 설명드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여러 연구에서 진단 기준 개수가 많은 것이 ADHD의 심각도나 기능 손상에 비례해서 높다고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합니다. 즉, 증상 개수가 적지만 기능 손상이 많은 성인 ADHD 환자들이 진단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많은 ADHD 전문가들은 4개의 증상을 진단에 충족되는 개수로 변경해야함을 주장했지만 물론 과진단과 중추신경자극제의 남용에 대한 우려로 기각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