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지만 오늘도 홀로 육아에 전념하던 중이었다. 천진난만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다가 문득 글쓸거리가 생각나 기분이 좋아졌다. '잊지는 않겠지? 혹시나 잊을 수도 있으니 적어두어야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육아에 집중하며,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육퇴 후 정신을 차리고 글을 쓸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적어둔 줄 알았던 글쓸거리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찾아봐도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 할 일들을 차례로 쳐내며, 아이들을 챙기는 것으로 생각이 꽉 차서 내가 놓쳤나 보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어렴풋이 과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의 과거였나, 남편과의 과거였나, 아이들과의 얘기였나..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망각이 나의 글쓰기에 침투해 아쉽게도 좋은 소재 하나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망각과 메모에 대한 오늘의 에피소드를 쓰게 되었다. 망각으로 인해 글쓸거리를 잊었지만, 제대로 잘 메모하는 습관을 생활화하자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