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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으로

조금은 부족할지라도

by 공감힐러 임세화

오늘은 조금 더 긍정의 힘을 꺼내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글을 쓰고자 했던 이유가 나도, 남도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은 몰라도 삼일째까지 내 마음의 무거움을 담고 싶지 않았다. 그런 마음으로 애써 밝게 글을 쓰려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쓰기로 했다.


괜스레 마음이 울적하다. 바깥구경도 하기 힘들건만, 갑작스레 내린 비 때문일까. 마음속에 들어있던 돌덩이 때문일까. 혹은 머릿속에 꽉 찬 근심, 걱정 때문일까. 물을 잔뜩 먹은 솜처럼 몸까지 무거워진다.


그때 집에 돌아온 남편이 놀이매트를 보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고? 우째 놀면 저래되노?"


그러고 씻으러 가던 길을 멈추고 놀이매트를 치우기 시작한다. 남편을 말리며 치우러 가다가 채 들어가지 못하고 뒤돌아섰다.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운 탓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끼니를 거른 탓일까. 입맛이 없고, 그다지 먹고픈 마음도 들지 않았다. 그저 누워있는데 문 밖으로 땀을 흘리며 열심히 놀이매트를 치우고 있는 남편이 보였다.


'아, 오늘 내 긍정의 힘은 저 사람이구나.'


동시에 감사함이 차올랐다. 그렇지, 내도록 울적하고만 있으란 법은 없다. 쉽지 않은 하루이지만, 순간의 긍정은 감사함이 되었다. 땅을 딛고 서는 것에 조금은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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