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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Dec 28. 2023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다면 부모님을 안아주세요

호호호, 사실 산타 할아버지는 없어요.

'호호호, 사실 산타 할아버지는 없어요. 자고 일어났더니 선물이 있으면 부모님을 안아주세요~' 동화보다 더 예쁜 카드 속 문구에 얼른 카메라를 꺼낸다. 이제는 아이들이 내게 빨리 사진 찍으라며 제보도 한다. "쌤, 저건 꼭 찍으셔야 합니다." 그치?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너 찐 천재 같아!

내가 유달리 사랑하는 우리 친구, 센스 만점 문구에 넋이 나간채 사진을 찍는다. 이런 아이와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건 진짜 행운인 거다. 남학생이 이리 따뜻하기가 참 어려운데, 공부도 잘하는 우리 학생은 마음결도 비단결, 아, 운동도 정말 잘한다. 글씨체까지 이쁘다니, 그림실력은 또 어떻다고! 영어 수학도 일등, 예체능은 기본인데, 사회성과 인품까지 최고란 말이지! 트리를 그리는 저 섬세함을 보라!

쌤이 감기에 걸려 기침을 콜록콜록하면 "쌤, 표정이 안 좋으신데, 괜찮으신가요?" 걱정스레 물어봐 주는 공감력 대박 우리 어린이. 아마 크면 차태현과 조승우와 조인성과 공유를 모두 합쳐 놓은 것 같은 멋진 어른으로 자랄 것 같다. 얼굴도 차은우다.

담임 선생님이 사랑을 가득가득 주셔서 그런지 이 반 어린이들의 마음은 다들 솜사탕같이 부드럽고 달콤하다. 미술 작품들에서도 그 예쁜 마음이 나타나는 듯.

With no Santa, please hug your parents. 이리 예쁜 마음, 부디 계속 잘 간직하며 어른으로 자라주길 바래!

내일 아침에 머리맡에 선물이 보이면 무조건 부모님께 달려가 크게 안아 드리는 거다. 그게 너희들의 미션인 거 잘 알고 있겠지? ㅋㅋ

행운을 빈다. 부디 원하는 선물과 함께 즐거운 연휴 보내길!

히잉, 내년에도 이 아이들을 또 만나고 싶은데. 지난번 수업 때 한 아이가 내게 6학년에도 내가 영어 수업에 들어오냐고 물었다. 글쎄, 확실하지 않다며 말끝을 흐리자, "6학년 때, 저의 담임쌤이 되어 주시면 좋겠어요." 라며 나를 감동케 했지. 친구야, 나, 담임 선생님일 때는 이리 방긋방긋 웃어주지를 못한단다. 교과 선생님의 포지션은 이모나 고모 정도 되는 것 같아. 담임쌤은 매일 만나는 엄마라고 보면 됨. 잔소리가 맥스일 수밖에. 이모나 삼촌은 가끔만 보니 용돈 두둑이지. 오케이. 이해가 되지?

싼타할아버지, 저도 소원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우리 가족 모두 안 아프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 주님의 평화가 모두의 마음에 함께 하는 성탄 되기를.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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