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점들이 참 많았지만 그 중 백미는 정희원 선생님이 호른을 20년간 연주하시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난 금관악기는 도통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호른이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는 것인가 궁금하기도 했다.
이 분이 호른을 사랑하게 된 계기는 재수생 시절 지친 마음으로 버스에서 듣던 CD 속 클래식 음악 속 호른 연주에 눈물이 나서라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오케스트라 총보를 읽는 재수생이라니! 이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호른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 후 지금까지 계속 마부작침의 자세로 연습하여 동아 음악 콩쿠르까지 나가셨다는 말을 듣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얼마 전 이 분의 유튜브 채널에서 호른을 직접 연주하시는 영상을 보고는 진짜 사람이 달라 보였다. 그냥 취미로 조금 하시는 수준이 아니었다.
정희원 교수님은 꾸준한 연습을 위해 자가용 보조석에 호른을 늘 상비하며 짬이 날 때마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한다. 빨간 불 신호가 걸릴 때마다 마우스피스를 가지고 입 주변 근육을 트레이닝 한다는 이야기에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아니 이건 프로 연주자의 자세다.
이정후 아나운서의 KBS 클래식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신 것도 참 재미있다. 음악으로 인생의 진리를 깨우치셨다는 멋진 의사 선생님을 만나 내 인생의 롤 모델로 이 분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