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저도 리코더에 관심 많아요!
유튜브로 텔레만 리코더 소나타를 배운다는 6학년!
만물이 소생하는 봄, 올해 나는 실로 오랜만에 담임을 맡지 않고 교과 전담 교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교직생활의 대부분을 담임으로 근무하다가 운 좋게도 5학년 영어와 6학년 음악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실제로는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영어에 할애하고 음악은 고작 한 반, 일주일에 두 시간뿐이지만 음악을 가르치는 게 훨씬 즐겁고 설렌다. 봄방학 중에도 너무 신나서 음악 자료만 계속 수집했다. 이 얼마 만에 맛보는 떨림과 설렘인지! 드디어 첫 번째 음악 시간!
상기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종류의 리코더를 보여주고 소리도 들려주었다. 보통의 소프라노 리코더만 보다가 조금 더 큰 알토 리코더를 보여주니 아이들 모두 놀라워했다. 그러더니 그 보다 더 큰 테너 리코더를 꺼내자 몇몇의 아이들이 탄성을 지른다. "선생님! 이거 손가락 다 다세요? 엄청 큰데요?" "이 외에도 베이스리코더나 콘트라베이스리코더, 또 그레이트 콘트라베이스 리코더도 있지! 제일 작은 건 소프라니노구!" 2m도 넘는 리코더가 있다는 사실에 여기저기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각각의 리코더의 소리도 들어보고 아이들이 가져온 리코더도 같이 불어봤다. 한두 명의 아이들 빼고는 모두 소리를 잘 내는 것 같다. 민들레 홀씨를 불듯 힘을 빼고, 너무 꽉 물지 말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한 학기가 끝나기 전에 너희들도 나처럼 리코더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수업 시간이 끝나고 아이들이 모두 교실로 돌아가려고 복도에 줄을 서는데 갑자기 한 남학생이 수줍게 다가온다. 뭔가 할 말이 가득한 표정이다. "선생님! 저도 선생님처럼 리코더에 관심이 많이 있어요! 리코더 좋아하는 분 거의 못 봤는데 너무 반가워요!" 이런 귀여운 6학년을 보았나! 나 역시도 수업 첫날 이런 피드백을 해 준 그 아이가 반가웠다. "선생님도 리코더 정말 좋아해! 너도 그렇구나! 그런데 요즘 연습하고 있는 리코더 곡이 있니?" 그 아이 입에서 나온 단어는 내 귀를 의심하게 했다.
"저는 요즘 텔레만을 연습해요" 어라, 텔레만을 안다고? 이건 피아노로 치면 쇼팽이나 리스트 같은 수준인 거다. 커진 눈으로 물어봤다. "너 누구한테 레슨 받는 거니?" 내가 리코더 레슨을 처음 받았을 때 배운 곡이 바로 텔레만 리코더 소나타였기에 이 아이도 레슨을 받는지 궁금했다. "아니요. 유튜브 보구 혼자 독학해요" 이 아이는 굉장한 리코더 애호가이자 실력자인 거다. 헐. 대박이다. 너 찐이구나! 우리 리코더 연주 즐겁게 함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