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전쟁

by 김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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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무 일도 없는데 지친 사람들이 많다.
큰 사건이 없었고, 특별히 힘든 하루도 아니었는데
몸과 마음은 이미 하루를 다 써버린 상태다.


쉬었는데도 회복되지 않고,
잠을 자도 피로가 그대로 남아 있다.
무언가를 더 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한계에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이건 의지의 문제는 아니다.
집중력이 부족해서도, 마음가짐이 약해서도 아니다.
성격이 예민해서 생긴 일도 아니다.


일상이 이미 과부하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루는 너무 많은 자극을 요구하고,
우리는 그 자극을 처리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너지지 않았는데도 지쳐 있고,
망가지지 않았는데도 계속 닳아간다.


이 피로는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과밀해진 하루가 남긴 흔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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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렇게 쉽게 닳는가


요즘의 하루는
감각을 쉬게 두지 않는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화면은 반응을 요구하고,
알림은 주의를 끊어 가져가며,
정보는 선택이 아니라 통과해야 할 흐름이 된다.


소음은 더 이상 배경으로 물러나지 않는다.
사람의 말, 기계의 소리, 도시의 진동이
항상 전면에 놓인다.
조용한 상태는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거의 허락되지 않는다.


인간관계 역시 비슷하다.
연결은 늘 열려 있고,
응답은 늦어질수록 설명이 필요해진다.
관계는 만남이 아니라
항상 ‘접속 중인 상태’로 유지된다.


문제는 자극의 크기가 아니다.
하나하나는 견딜 만하다.
문제는 밀도다.


작은 자극들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구조.
멈춤 없이 축적되는 요구.
정리되지 않은 채 계속 쌓이는 감각.


그래서 사람들은
큰 불행 없이도 지쳐 있다.
특별히 아픈 일은 없었지만
늘 소진된 상태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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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감정과 서사를 해부하는 글을 씁니다. 음악과 영화, 일상의 순간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기록하고, 그 마음이 어디로 흐르는지 끝까지 따라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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