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과 결함 사이, 그 불안한 감각의 이야기
이 글은 예민함을 가진 한 사람이,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다시 서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나는 이 글을 ‘너무 많이 느끼는 사람들’에게 바친다.
감정이 빨라서 지치고, 마음이 깊어서 휘청이는 사람들에게.
그래서 이 첫 화는, 그 감각이 처음 흔들리기 시작한 자리부터 천천히 더듬어보려 한다.
나는 늘 쉽게 붕괴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농담이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내 안에서는 칼이 되고,
누군가의 가벼운 표정 변화 하나가
하루 전체의 온도를 바꿔놓곤 했다.
나는 남들보다 먼저 흔들리고,
남들보다 오래 흔들린다.
누군가는 몇 분 만에 잊는 말을
나는 며칠 동안 곱씹는다.
좋아하는 사람의 한마디는 밤새도록 머물고,
서운했던 순간은 계절처럼 천천히 사라진다.
감정을 내가 느끼는 게 아니라
감정이 먼저 나를 찾아오는 것 같다.
설명할 수 없는 예감,
발화되지 않은 말의 그림자,
끝나지 않았는데 이미 끝난 것 같은 기척.
감정은 언제나 현실보다 빨랐고,
언어보다 정확했고,
논리보다 날카로웠다.
그래서 나는 늘 고민해 왔다.
이 예민함은 대체 결함일까,
아니면 내가 세상을 견디기 위해
타고난 감각의 구조일까?
이제, 이 예민함이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예민함이라는 단어는 늘 사람의 태도나 성향처럼 다뤄지지만,
사실 그 시작은 훨씬 더 깊은 곳, 신경 구조의 단단한 본능에서 올라온다.
나는 이걸 알고 나서야 비로소 나 자신을 오해하지 않게 되었다.
예민함은 감정 많은 사람의 감성이 아니라
전체 인구의 15~20%가 공유하는 하나의 뇌 구조다.
그들의 신경계는
자극을 더 깊게 처리하고,
감정의 여운을 더 오래 붙잡아두고,
타인의 감정을 자기처럼 흡수한다.
마치 정보가 오래 머무는 정서적 메모리폼 같다.
어떤 표정 하나, 목소리의 떨림 하나가
그냥 지나가지 않고 내부에 ‘깊이 움푹 파인다’.
그래서 예민한 사람은 외부의 말과 표정, 기류의 변화를
감각이 아니라 사건으로 느낀다.
이건 성격이 아니라 설계도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야,
“왜 나는 다른 사람보다 오래 아파하고 오래 흔들릴까?”라는
오랜 질문이 처음으로 문장처럼 정리되기 시작했다.
ADHD 특성이 있는 사람의 감정은
늘 “먼저 도착하고, 나중에 이해된다.”
생각이 아니라 감정이 먼저 뛰어들고,
그 감정의 속도는 너무 빠르고, 양은 지나치고,
잔향은 한없이 오래 남는다.
누구보다 빨리 몰입하고,
누구보다 빨리 소모되고,
누구보다 깊게 탈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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