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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캐런 Nov 01. 2017

유럽의 뉴욕, 베를린을 사랑하다

Hot하고 Sexy한 유럽의 섬 베를린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 175개의 미술관과 박물관, 3개의 오페라 하우스, 8개의 오케스트라

매일 1500회 이상의 이벤트가 열리는 독일의 심장.

신구의 융합, 끊임없이 진화하는 주목받는 도시.




Why? 자유의 도시 여행자의 파라다이스!


지나치게 깨끗한 이미지의 독일을 수도 베를린은 무너뜨린다.



나도 전생 어느 시절에는 할렘가를 돌아다닌 것은 아닌지 독일에서도 여기 베를린에 오면 딴생각이 난다. 적당히 방치된 오물과 자연스럽게 버려진 쓰레기들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그동안 독일의 너무 깔끔한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찍어대는 너무 완벽한 프레임에 기도 펴지 못하고 있다가 여기 베를린에 들어서는 순간만은 나그네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너무 깨끗한 독일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대충 흐트러진 베를린에 도착하면 그나마 여행자 기분이 나면서 새로운 에너지가 제대로 리필된다.




“베를린을 왜 좋아하세요?”

“그걸 딱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어요. 베를린은 유럽도 아니고 독일도 아니라고나 할까?”


미국에서 왔다는 그는 베를린이 너무 좋아서 나름 일거리를 찾아 그냥 눌러살고 있단다.




그렇다. 정말 베를린만큼 여행자들에게 자유로운 도시가 또 있을까. 한마디로 방랑자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게다. 수많은 유혹의 즐거운 ‘거리’들로 이 도시에는 이미 넘쳐나고 있다. 그 묘한 매력에 발목 잡힌 나그네들이 어디 하나둘이던가.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는 도시라고나?


이런 유럽의 섬 베를린 파라다이스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쉬게 하지 않는다면 그대 그만 여행을 중단하라~

 



Why? 통일의 중요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교과서적 도시!


지금 생각해도 베를린이 갖고 있는 아킬레스건이라면 역시 과거 동서 분단의 아픔이 아닐까. 아직도 과거의 기억 속에 사람들은 우울해하고 도시는 힘들게 존재한다. 그러나 변화를 시도하는 도시는 진통을 하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과거의 역사는 시간 속에 잊혀 가겠지만 뇌리에 박힌 아픈 기억까지 지울 수는 없을지 모른다.



아픔을 치료하면서 동시에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베를린만의 숙제는 오늘 독일이 떠안은 또 다른 딜레마이다. 아픈 기억만으로 언제까지 호호거리고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은가. 이제 베를린이 가진 아픈 상흔이 오히려 도시의 매력이 되어가고 있다. 적절하게 과거를 지우지 않으면서 화려한 역사 속으로 재조명하기 위한 복구의 노력이 도시 곳곳에서 지켜볼 수 있다. 이 곳에 도착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전쟁의 아픔과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게 된다.  


가끔 여행이란 일탈의 도구가 아니라 이렇게 과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재생산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과거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현재를 똑바로 이해할 것이며 미래를 확실히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베를린은 독일 역사의 현장, 우리 인생의 학습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비록 전쟁이라는 비극 앞에서 분노하게 될지라도 지나간 역사를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열수 있다면 이 도시는 충분히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다.





분단된 한반도에서 태어난 이유로 나름 머리 한편엔 약간의 반공사상이 자리 잡고 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그렇게 전쟁에 대한 아픈 기억은 없는 세대로 살았다. 그래서일까? 이데올로기는 교과서에 나온 텍스트였을 뿐 실제 현실에서는 전쟁을 실감하며 살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 베를린에서 느끼는 그리고 베를린이라는 소우주가 보여주는 이데올로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베를린에 발을 디디면 내조국 평화로운 대한민국에 감사하게 된다.


두 번이나 세계대전을 일으키고도 이렇게 잘 먹고 잘 사는 독일!



물론 국방에 막대한 예산과 정치적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국민들에게는 전쟁의 경험을 주지 않는 내 조국 대한민국도 자랑스럽지만 무력행사도 없이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룩한 이 나라 독일이 가끔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세계 정복의 꿈은 실패했지만 전쟁으로 초토화된 이후 오늘까지, 힘들고 더디지만 통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끝없는 변화 그 현장에서, 첨단을 달리는 독일의 경제 한 귀퉁이에서 수도가 안고 있는 모순된 과거와 현재를 극복하기까지, 세계의 도시 베를린의 피나는 몸부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게르만의 역사 그대로 독일 민족이 보여주는 단합된 힘에 두려움을 가지면서도 찬사를 보내는 건 바로 여기가 독일이니까! 




<베를린 사진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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