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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y Jun 25. 2024

바위섬, 보솔레이

아름다운 태양, 우리의 마음에 앉다

우리들의 만남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에 갔던 곳은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배를 타야하고, 사는 곳에서 멀다면 먼곳이고 해서, 차일피일 미뤘던 곳인데, 모두 흔쾌히 가보자고 해서 추진이 되었다. 


캐나다 국립공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에 깔고 있다. 죠지언 베이 섬들 국립공원, 한국말로 하면 그렇다. Midland 지역에 있다. 처음에는 죠지언 베이 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s"가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방문한 보솔레이 섬(Beausoleil Island)을 포함, 작은 섬들까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같다. 보솔레이 섬으로 배를 타고 들어갈때, 섬 하나에 한채의 별장이 있는 작은 섬들이 많았다. 그것들은 개인 소유같던데. 그런 것들을 뺀 작은 섬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같다. 


보솔레이 섬은 불어로 "아름다운 태양 섬"이란 뜻이라고 한다. 크게 북쪽과 남쪽으로 나뉘어 있는데 하루 방문객들은 두곳중 한군데만 둘러볼 시간적 여유가 있다. 허니 하버(꿀선착장, 이름이 달콤하다)로 가니 작은 배가 우리를 맞았다. 우리 일행 6명과 노부부 한쌍이 그날의 방문자였다. 작은 배의 공무원 선장(?)은 20여분의 항해시간중 배의 속력을 높여 모터보트속으로 물이 들어올 정도로 시원하게 배를 몬다. 10대 였으면 함성이라도 지르련만. 작은 섬들이 풍경으로 둘러선  죠지언 베이 호수물을 가르며 굴뚝만(Chimney Bay)에 당도한다. 지명을 한국말로 옮기면 훨씬 정감이 있고, 웃음이 나온다. 파인 모습이 굴뚝같은지, 그건 알수 없지만 말이다. 이곳은 참으로 놀라운 곳이었다. 이렇게 넓게 퍼진 평평한 바위는 정말 오랜만에 봤다. 노바스코샤의 유명한 등대가 있는 "Peggy's Cove"가 떠올랐다. 캐나다의 유명 관광지이며, 그곳까지 가려면 이틀은 걸리는데, 가까운 곳에 버금가는 곳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바위는 풍성하게 퍼져있고, 파도와 만나 맨들맨들해졌다


프라이빗이라고 크게 쓰여있는 작은 섬. 섬을 소유한 마음들은 어떨까?


북쪽의 지형과 남쪽이 많이 다르다고 가이드가 알려준다. 이 바위길은 트레일 내내 우리를 즐겁게 했다. 산 전체가 바위로 길이 만들어져있어서 걷는 것이 흥미로왔다. 그리고 멋들어진 소나무가 많아서 한국이 연상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꼭 걸어야 할 곳은 "요정 호수(fairy lake)" 트레일이라고 소개해준다. 독이 있는 사다리뱀이 있을 수 있고, 흑색곰이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 뱀은 밟지 않는한 해치지 않을 것이고, 곰을 보면 큰 소리를 내면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의를 줬다. 우리와 함께 도착한 노부부중 남편은 보이지 않고, 부인만 트레일에 오른다. 남편은 걷기에 불편한가싶다. 초반에서 그녀와 헤어졌는데, 좀 무섭지 않았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어쨌든 우리는 걸음을 옮기다가 경치가 좋은 곳을 만나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그곳은 "도깨비만(Goblin Bay)"이었는데, 고운 모래사장옆으로 큰 바위 쉼터가 있다. 여느 트레일을 걷다가 바닥에 앉으려면 조금 불편했었는데, 이번에는 파도가 물뿌리고, 햇빛이 말려서 깨끗해진 맨들맨들한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자연이 우리의 상이 되어주고, 의자가 되어주어 고마웠다. 


가이드가 허니문베이에 가면 쉴곳이 있을 것이라고 언질을 주었기에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걸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허니문만이 나온다. 신혼여행지로 손색이 없을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조금 지대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모닥불 자리가 있고, 야외테이블까지 갖춰져 있다. 그러고보니 그곳이 텐트자리였다. 마침 캠퍼가 없기에 우리는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눈아래 호수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고, 온도가 높았던 날인데, 섬에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선착장에는 여행중인 보트가 잠시 정박하고 있다. 멀리 캠퍼들인지 몇몇 일행이 눈에 뜨인다.




이전에는 바닥에 깔고 앉기도 하고, 음식을 놓았던 보자기를 그날은 온전히 식탁보로 사용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우아하게 앉아서 싸갖고온 음식들을 모두 꺼낸다. 우리들의 하루는 소풍에 가깝다. 모두 도시락을 싸온다. 전반전 걷고, 식사하고 후반전 돌아오는 형식이다. 이번에는 공기에 취해 풍경에 취해 걷기보다는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앉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배 시간이 정해져있어서 오랜 시간 섬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한사람이라도 깨우쳐주지 않았으면, 마냥 있을뻔 했다. 그렇게 해서 요정의 호수 트레일을 다 돌지도 못하고 헐레벌떡 항구로 돌아오니, 또 너무 빨리 도착한 게 되어버렸다. 초행길이고, 배가 떠나면 돌아갈 방법이 없어서 노파심에 그리 되었다. 


바위와 숲과 물.. 그리고 걷는 우리들


그런데 일찍 도착하였기에 바위위에서 맨발 걷기를 시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맨발걷기를 자주 한다는 블마언니는 이렇게 걸어주면, 몸이 따뜻해진다고 말해준다. 갑판에 앉아서 대화도 하고, 사진도 찍고, 걷기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출발은 9시 30분 배편이었는데, 돌아오는 배는 4시간 후인 1시30분이었다. 꿈같았던 "아름다운 태양섬" 북쪽 트레일은 절반의 절반을 보고온 셈이 아닌가싶다. 그 보솔레이섬은 우리마음에 "다시 가고싶은 섬"으로 남게 되었다.


맨발걷기에 최적이었던 바위섬


그렇게 배를 타고 나오는데 날씨가 심상치않다. 비가 후드득 떨어진다. 차를 마실 곳이 어디 있을까, 수소문하면서 네비를 켜고 달렸는데, 동네를 한바퀴 돌아서 처음에 갔던 항구쪽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우리는 길을 몇번을 왔다갔다 했는지 모른다. 처음에 항구를 찾을 때도 지나쳐서 헤맸기에 말이다. 가는 길에 해바라기꽃을 화분에 꽂은가지런히 줄맞춰서 심은 집이 있었다. 해바라기 주위에 돌을 쌓아 담을 만들었는데, 그게 내눈에는 화병으로 보였다. 10여 그루가 헤매는 우리를 몇번이나 반겨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결국 국민다방 "팀 호튼스"를 찾아가서, 뒤풀이를 했다. 그리고 다시한번 보솔레이섬을 방문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에는 남쪽을 돌아보자고. 남쪽을 한번 갔다온 블마언니네에 따르면 북쪽이 훨씬 볼만하다 하였지만, 그래도 다시한번 가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으셨다. 


그렇게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블마언니네에 주차된 차를 가지러 갔는데, 저녁식사를 하고 가라고 하셨다. 좀 쉬어야 하실텐데 말이다. 미리 준비해두었다고. 정성을 들여 고아야 하는 갈비탕이 기다리고 있었다. 직접 만든 쑥떡도 있고 말이다. 하마터면 울컥할뻔 했다. 그날 저녁식탁은 별책부록 같은 앙징맞게 편집된 또한권의 책이었다. 이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는데, 알수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과 물이 있는 아름다운 스키타운 블루마운틴처럼 아름다운 집에서 은퇴생활을 활기차게 하는 두분을 만나게 된건, 우연이 아닌것같다. 블마언니네 집 벽에는 문구가 좋은 액자가 걸려있었다. 한국말로 한다면...

당신이 항상 꿈꾸던 그런 삶을 살아요

역경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말아요

배우기를 멈추지 말아요

당신의 상상력을 사용하세요

당신 주위에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인식하세요

당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하세요

그러나 당신이 어디로 갈 것인지

결코 놓치지 마세요


이글과 블마언니네가 오버랩되면서

나도 이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고싶다.

나도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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