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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소모시키는 모든 것을 차단하라.

인생에 대한 단호한 경고

by 시월해담

당신을 소모시키는 모든 것을 차단하라.


이 문장을 오늘, 단순한 문구로 두지 마라.
이건 조언이 아니라 경고다.
그리고 동시에, 당신이 다시 살아나는 유일한 출구다.


사람은 보통 “큰 사건” 때문에 무너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을 말려 죽이는 건, 큰 사건이 아니라 작은 소모의 누적이다.

하루의 끝에 남는 건 성취가 아니라,

어딘가에 계속 조금씩 빠져나간 내 힘이다.

당신은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만남이 당신을 소모시키는지.
어떤 부탁이 당신을 얇게 만드는지.
어떤 대화가 끝난 뒤, 왜 숨이 얕아지고 눈빛이 흐려지는지.


그런데도 우리는 자주 참는다.


그게 예의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게 사회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게 어른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예의는 당신을 살려주지 않는다.
그 사회는 당신의 남은 시간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그 어른의 얼굴은, 당신이 무너질 때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당신을 소모시키는 모든 것을 차단하라.

여기서 오해하지 마라.

차단은 도망이 아니다.
차단은 공격도 아니다.

차단은 생존이다.
차단은 자기 통제감의 회복이다.


인생은 자신을 찾는 과정이며
비로소 죽음에 이르렀을 때 온전한 자신을 찾았다고 느꼈다면 그뿐이다.

이 문장을 멋진 문학처럼 소비하지 마라.
이건 당신의 결산서다.


당신은 마지막에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타인의 기대를 성실히 채운 사람이었나.
아니면 내 기준을 끝내 되찾은 사람이었나.

문제는, 우리는 초반기에 너무 많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원래 그렇다.
인생의 초반기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소모시키는 상황을 마주한다.

학교, 조직, 계약, 관계, 위계.
‘다음’이 불확실한 자리에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저당 잡히며 산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의 초반기에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자신을 소모시키는 상황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여라.
하지만 그 소모전에 너를 절대 불태우지 마라.

여기서 핵심은 겸허함이 아니다.
핵심은 불태우지 않는 것이다.

소모를 피할 수 없는 시기가 있다면,
그 소모를 경험으로만 남겨라.
재로 남기지 마라.
재가 되면, 다음으로 갈 다리가 끊긴다.

당신이 지금 하는 일이 당신을 소모시키는 구조라면,
그 구조를 배움으로만 바꿔라.


자존심을 그곳에 묻지 마라.
수치심을 그곳에 묻지 마라.

분노를 그곳에 묻지 마라.


그 모든 감정은 결국 당신을 태워버린다.

대신 딱 하나만 남겨라.


관찰.
기록.
성찰.


그 경험은 인생의 중반에서 점차 자신을 찾기 위해 자신을 사용하고 소모시키려는 자들과 맞서 싸우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중반이다.
중반은 경고의 구간이다.

왜냐하면 중반부터는 더 이상 핑계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생의 중반에서도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소모되고 있다면,
그 행위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면, 단호히 경고한다.

인생의 마지막을 향할 때 후회와 좌절, 허무감이 밀려올 것이다.

이건 비극적인 말이 아니다. 인생이란 큰 레이스의 규칙이다.


남의 이익을 위해 내 시간을 쓰고,
남의 기분을 위해 내 에너지를 쓰고,
남의 기준을 위해 내 판단을 미루면,

마지막에 남는 것은 “내 인생이 없었다”는 공백뿐이다.

그러니 다시 강조한다.
자신을 소모하는 모든 것을 차단하라.

차단은 거창한 결단이 아니다.
차단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하나.
당신을 소모시키는 사람에게 즉답하지 마라.

'지금은 어렵습니다.'
'확인하고 말씀드릴게요.'
'가능한 시간을 다시 드릴게요.'

이 짧은 문장이, 당신의 에너지를 지키는 첫 울타리다.


둘.
당신을 소모시키는 자리에서 습관적으로 “괜찮아”를 말하지 마라.

당신의 괜찮아는 상대의 당연함으로 바뀐다.
호의는 기대가 되고, 기대는 전제가 된다.
그 전제가 쌓이면 당신의 하루는 더 이상 당신의 것이 아니다.


셋.
당신을 소모시키는 환경을 하루에 조금씩 끊어내라.

연락 빈도.
만남의 형태.
대화의 종료선.

이 세 가지를 조절할 수 있으면 관계의 온도는 달라진다.

그리고 당신의 숨이 돌아온다.

오늘, 당신에게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의 삶에서 당신을 소모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인가.
일인가.
관계인가.
혹은, 당신이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완벽함인가.

정답을 한 번에 찾으려 하지 마라.
다만 오늘은 그 소모를 인정하는 날로 만들어라.

그 순간부터 당신은 소모전에 끌려가는 사람이 아니라,
차단을 설계하는 사람이 된다.

인생은 자신을 찾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건 더 착해지는 기술이 아니라, 더 명료해지는 기술이다.

당신을 소모시키는 모든 것을 차단하라.
그게 당신을 잔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살아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당신이 온전한 자신을 찾았다고 느꼈다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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