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들은 무조건 엄마 편!

엄마바라기 탈출을 눈앞에 둔 쌍둥이들과의 추억

by 이정인

중학생 입학을 앞둔 쌍둥이 녀석들. 이제 엄마가 뽀뽀라도 하려고 하면 고개를 휙 돌린다. 안는 것도 어쩐지 팔만 대충 걸쳤다가 내린다. 진짜 녀석들이 많이 켰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현실화되었다. 서운하기도 하지만, 녀석들이 켰다는 증거이니 나쁠 일만은 아니다.


녀석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5년 전 블로그에 적은 글을 다시 읽어 본다. 그 당시 나와 아이들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진짜 이런 일도 있었구나 싶다.


아들의 사랑은 역시 엄마, 항상 엄마 편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에도 아이들은 망설임이 없다. "엄마!!!""


아마도 우리 집의 경우에는 쓴소리를 아빠가 담당하고 있어서 그런 거 같다. 한동안 친할머니(외할머니 손에서 커서 그런지 외할머니를 그냥 할머니로 부르고 아빠의 엄마인 할머니는 꼭 친할머니로 구분해서 부른다)의 인기순위가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아빠를 낳았기 때문이라나.


가끔 아빠가 "엄마한테 부탁해~"라고 하면, 곧바로 아이들이 끼어든다. "엄마는 안돼. 소중하니까"라며

엄마를 향해 바리케이드를 친다.


엄마에게 뽀뽀도 자주 하고 포옹도 자주 해주었던 아이들. 엄마를 누구보다 아꼈던 아이들. 회사일 때문에 힘들었던 내게 '엄마 힘내세요' 라는 노래를 직접 부르는 영상을 선물한 아이들. 추억이 되었을 뿐 없어진 것은 아니다. 8살의 초등생이었던 그 때도 13살의 중학생도 지금도 내 아이 인 것은 분명하니까. 절대적인 내 편을 잊고 있었던 건 오히려 나였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2화책 읽어주는 엄마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