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과 함께라서 더욱 행복했던 초딩시절
파충류부터 곤충까지
무언가 키우기를 좋아하는
우리 둥이들과의 추억여행을 떠나봅니다.
"완전 따뜻한데"
윤이는 은이를 보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도마뱀 일광욕 시키자!"
거실에서 밀웜을 핀셋으로 만지작거리며
은이가 외칩니다.
"잡았다. 윤아, 이것 봐봐...."
"헤헤~"
은이가 잡은 밀웜을 윤이에게 건네줍니다.
윤이는 도마뱀에게 밀웜을 전해줍니다.
"너, 저거 먹어봐.. 안 보이나??"
도마뱀의 눈 주위로 밀웜을 가까이 되어보지만
도마뱀은 선뜻 먹이를 먹지 못합니다.
은이는 약간 스며드는 찬 기운이 염려스럽습니다.
"야, 너무 추운 거 같기도 한데"
그래도 끄떡 없이
햇살을 맞으며 서 있는 윤이를 보더니
베란다에 가서 나란히 앉습니다.
각자의 도마뱀을 손에 올려놓으며.
"나, HAVE A GOOD DAY 다 외었다"
"나도"
휴대폰에서 울려 나오는 알람 소리에 이제 아이들도 익숙한가 봅니다.
아이들 스스로도 기분 좋은 날임을 느끼는지.
베란다는
겨울에는 제 역할을 못하지만
그래도 오전 시간이 되면 햇빛이 들어와 겨울임을 잊게 합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부스스 한껏 삐친 머리의 두 소년은
도마뱀을 손바닥에 올리고, 몸에 올려보며, 햇볕을 맞이합니다.
"엄마, 이 도마뱀 몸에 상처 난 거 같아. 이따 밤에 아빠 오면 말할 거야"
아직은 한 마디 한 마디 너무 귀여운 아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자연스럽게 빛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이 예쁘게 반짝입니다.
아이들은 무릇 햇볕을 쬐며 살아야 하는데
각종 바이러스, 미세먼지를 아이들을 집에만 가두어둡니다.
베란다는 그런 아이들에게 숨통이 터지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도마뱀은 자연이 전해 준 소중한 친구입니다.
좋은 친구와 좋은 공간에서 함께 하니 아이들은 즐거운 듯합니다.
베란다에 놓인 큰 통에 도마뱀 두 마리를 담고, 안대를 합니다.
각자의 도마뱀을 오로지 촉감으로 찾는 놀이를 합니다.
"야, 이렇게 넣어놔야지... 당연히 못 맞출 수밖에 없지"
"자, 이번에는 네 것 맞추는 거다"
"빨리 안대 써봐"
"시작.."
흐흐흐, 하하하, 히히히, 허허허....
오전 시간은 이렇게 도마뱀과 햇살. 그리고 웃음소리와 함께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