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했어요.

지난 주말 독서모임 멤버들과 시간을 보내며

by 이정인

"우와, 멋지네요. 펜션 같아요!"

지난주 토요일 동네 독서모임 멤버들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12년이란 시간의 힘이 보태지니 예전 집은 누군가를 부르기 부끄러운 집이 되더라고요. 짐들은 짐대로 늘어나고, 아이들이 커갈수록 공간적으로 너무 아쉬웠어요. 집은 또 얼마나 낡았는지. 신경 써서 관리 안 한 집은 금세 망가지더라고요.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는 사람들을 집으로 부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처음으로 정식으로 초대한 독서모임 멤버들은 많이 축하해 주었어요.

한편으로 쑥스럽고 부끄러웠지만, 멤버들에게 또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어요. 무척 조심스러운 마음도 한편에 있었어요. 잘못한 자랑이 친구들 사이의 불화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니까요.


그냥 편하게 와달라고 했지만, 그냥 올 수 없는 그분들의 마음도 이해는 되더라고요. 평범한 선물을 사들고 가느니 제가 원하는 것을 사겠다는 멤버들의 말에 자동으로 열리는 쓰레기통만 사달라고 했는데, 두루마리 휴지와 키친타월까지 한아름 선물해 주었어요.


이럴 때는 정말 격하게 고마워해야 하는데 저의 리액션은 늘 낙제감입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며 집을 소개해주었어요. "진짜, 인테리어를 하나도 하고 이사 왔어요?" "왜 인테리어를 해놓고 금방 이사 갔데요?"

멤버들은 깔끔한 집의 상태에 대해 많이 칭찬해 주었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잘 꺼내는 얘기는 이것 같아요.

"다 빚의 힘이에요. 언제 갚을지 기약도 없는"

맞아요. 대출상환기간을 생각하며 이 하얀 집이 덧없이 느껴지기도 하고 아득합니다. 열심히 벌다 보면 답이 나오겠지 하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현실과 이상은 참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커피와 케이크를 나눠 먹으며, 독서모임을 했습니다.

저의 공간에 타인을 부르는 일. 편해져서 좋았습니다. 기꺼이 초대에 응해주신 독서모임 멤버분들에게 감사했습니다. 이제 이 집은 또 나와 함께 어떻게 나이를 먹어갈지 기대와 함께 걱정도 되는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신경써야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