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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fp Sep 19. 2024

5.  기적 같은 효과는 아주 찰나!

지속적으로 효과가 좋았으면 하는데…

프리스틱 50mg으로 시작했던 기억은 강렬했으나 오래가진 않았다. 그래도 첫 복용 때의 기억덕에 포기하지 않고 규칙적인 약복용을 이어갈 수 있었다. 첫 복용 때의 효과는 처음으로 인한 효과였기에 최소한의 약의 용량만으로도 효과가 있었고, 곧 그 효과는 스스로 느끼기에 미미하게 느껴졌다.


초반 몇 주-몇 개월은 약을 맞춰가는 기간이었기에 일주일 만에 다시 선생님을 만나 상황을 설명드리자 시작했던 약은 가장 약한 약이자 용량도 최소한이었기에 양을 두 번째인 100mg으로 올려보자는 권유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연핑크의 50mg 프리스틱은 100mg이 되면서 짙은 다홍색이 되었다.

50mg으로 첫 복용 할 때 약효를 강하게 느꼈던 나는 프리스틱 서방정 100mg이면 왠지 효과가 더 좋을 거라는 단순한 계산으로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두 배 용량의 약을 복용하니 첫 복용 때는 없던 무기력증상만이 있을 뿐, 처음 복용할 당시처럼 눈앞이 또렷해지지도, 사람들의 목소리가 선명해지지도 않는 게 아닌가! 약효가 없는 것에 또다시 프로 과몰입러 INFP인 나는 검색해 본 결과, 신경물질 관련 약들은 혈중에 누적되는 방식이고 그러던 중에 효과는 잠시 나타나고 부작용도 길게는 몇 주간 나타날 수 있다는 글을 보았다. 그 시기가 지나면 부작용이 없어지기도 하고 주간에 복용하고 졸린 약의 경우 밤에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기에 바로 병원에 전화해서 선생님과 상담 후 취침 전에 복용하기 시작했다. 나는 보통 잠들기 전에 온갖 잡스런 생각들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하던 생각들이 전에 비해 덜한 느낌이 들면서 좀 더 일찍 잠에 들 수 있었다.


N비중이 높은 INFP라 그런 건지 신경전달물질의 문제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일찍 자기 위해 폰을 하지 않아도 눈을 감고 있다 보면 온갖 공상과 망상으로 잠이 드는데 한참 걸려서 제 때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 것이 힘들었는데 프리스틱서방정 100mg을 취침 전에 복용하자 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나를 재우지 않고 시끄럽게 방송 중이던 채널이 20개 내외에서 3-5개 정도로 줄어들었다. 머릿속이 고요해졌고 더불어 잠드는 데 까지 시간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것 역시 처음 느껴보는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덕분에 잘 잔다는 것이 어떤 건지도 알게 되었다.


신경정신과 첫 방문이 두렵거나 첫 약복용으로 인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 나름대로 간단히 설명해 보자면 프리스틱서방정을 복용하면서 가장 효과가 있다고 느끼는 약의 효능은 감정기복이 줄어든 것인데 의지력이나 에너지가 생각만큼 오르진 않았지만 감정기복이 일정해지자 쓸데없이 새고 있던 감정의 누수가 어느 정도 고쳐진 느낌이 들었다. 약 복용 전에는 고장 난 감정선이 롤러코스터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렸다면 프리스틱 복용일이 누적될수록 기복 없는 감정일이 늘어나면서 일상에서의 삶의 질이 올라간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복용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나 나의 불안감을 다스리는 것만으로는 ADHD는 고쳐지지 않는 것이었다.

충동구매, 발과 손가락을 꼼지락 거림, 사람과 대화 중에 딴생각을 많이 함, 주변정리 안됨, 여전히 산만함 등등 특히나 나의 PMS는 약도 효과 없었다. 그래서 프리스틱 100mg을 복용하는 동안 내가 느낀 증상이나 부작용 등을 기록하며 2주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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