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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님 Jun 26. 2024

9. 브레이크가 없다 2

2022년 타자기로 후회 없이 달렸다!!!!

이어진 지난 글들을 읽고 오시면 더 좋습니다 :)




4. CLOVER 302 영문타자기 (PICA)

선명한 파란색이 너무 예쁜 철제 타자기이다.

클로버 302는 작은 사이즈에 철제바디라 좋아한다. 지금은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가 2학년때부터 전용타자기로 사용 중이다.

한참 빠져있었던 스누피 이야기들을 지어내서 타이핑하고 책을 만들며 놀았다.



5.  고풍스럽게 아름답고 우아한

    Remington Portable No.3(PICA)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에서 타자기를 검색해서 매물들을 보고 있었는데 너무 아름다운 타자기가 보여서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다. 몇 년 전 매물이었는데 가격대가 높아서 팔리지 않았던 것이었고 판매자가 할인을 많이 해주어서 구입을 결정했다.  몇 년간 보관하기만 해서 리본이 움직이지 않은 문제와 종이누름대자라는 부품 망실로 수리비가 어마어마하게 나왔던 타자기이다. 타자기 구입비용보다 수리비가 훨씬 비싸서 결과적으로 고가의 타자기가 되었다.

ebay나 etsy에서도 잘 나오지 않는 색상이고 실사용 가능한 타자기는 내가 구입한 가격+수리비만큼 비쌌기 때문에 씁쓸한 마음을 감추고 열심히 예뻐해주고 있다.


자줏빛 보라색과 연보라색 투톤이 아주 아름답다♡

보라색 타자기에 연핑크 리본을 걸고 싶어서 직구한 타자기리본
친한 지인이 타자기를 그린 에코백을 선물해주셨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쁜 에코백



6. 스웨덴에서 직구한 ADDO 영문타자기

       (Cubic Typeface &PICA)


겨자색의 철제 바디, 올리베티 레테라 32 정도의 작은 크기에 일체형 케이스가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조건에 딱 맞았다.

이 타자기는 Cubic typeface라는 아름다운 글씨체에 반해서 etsy라는 사이트를 이용하여 직구했다. 스웨덴어가  독일어에 기반한 것인지 움라우트라는 특수문자가 있어서 더 예뻐 보였다. 움라우트를 이모티콘처럼 사용할 수도 있어 귀여웠다.  

판매자는 빈티지샵을 운영하고 타자기를 전문적으로 파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아주 열심히 포장해 주어서 손상 없이 무사히 배송되었다. 타자기 자체는 비싼 편이 아니었는데 비행기로 운송되느라 배송비가 비쌌다 ㅜㅜ

포장 속에 들어있는  신문지나 마트 전단지는 해외직구의 또 다른 재미였다.

타이핑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해 주었던 친절한 판매자!


내가 이 글씨체의 타자기를 꼭 갖고  싶었던 이유는 영화 '타인의 삶' 속에서 주인공이 타이핑하던 타자기의 글씨체와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똑같이 타이핑해 보았다!

나중에 타자기가 많이 나오는 영화를 소개해 보려고 하는데 그때 이야기 하겠지만 '타인의 삶'이라는 영화는 정말 잘 만든 좋은 영화라서 추천하고 싶다!





7. Smith Corona 사의 Silent Super (PICA)

무려 핑크색의 타자기!!!

예쁘고 멋진 타자기가 또 내 눈에 들어왔다. 검색을 멈춰야 하는데 매일 일어나자마자 타자기 매물을 검색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고 일하면서도 한 번씩 확인해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한 번 눈에 들어온 것은 왜 필요한 것인가, 지금 갖고 있는 타자기와 겹치는 것은 없는지... 고민해 보고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구매의사를 밝혔다.  


이 타자기는 타자기 덕후인 '톰 행크스'가  타자기 다큐멘터리 '캘리포니아 타이프라이터'에서 본인이 갖고 있는 약 250여 대의 타자기 중에 딱 한 대만 갖고 가야 한다면 어떤 것을 고를 것이냐는 질문에 1위로 고른 타자기였기 때문에 나도 꼭 한 대 갖고 싶었던 타자기라서 큰 고민 없이 구매했다.


타자기 가방까지 너무 예뻐서 어디에 두어도 1950년대 느낌의 인테리어 효과까지 내기에 더욱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이 아름다운 타자기는 1980년 10월 28일에 누군가가 타자기 샵에서 타자기용 리본을 구입한 영수증과 함께 스미스코로나 사일런트 슈퍼 타자기 홍보 팸플릿까지 들어있었다.



톰 행크스 형님의 선택이 이해가 갔다.

사일런트 슈퍼의 타건감은 다른 타자기들과 다르게 부드러워서 손가락의 피로가 덜 했다.

나의 기준 타건감이 제일 맘에 드는 타자기이다.


타자기 바디 내부에 흡음 스펀지 같은 것이 붙어있어서 조용한 편이다. 그 시대에는 획기적이었으리라!  그래서 이름이 Silent Super이다!



8. Hermes 3000 1세대 (Elite)

   


백화점에 있는 에르메스만 명품이 아니다!!!

스위스  Hermes사의 타자기들은 대부분 타자기 수집가들이 소장하고 싶어 하는 타자기이다.  나는 이전에 워킹맘인 직장상사에게 Hermes baby(헤밍웨이도 사용했던 타자기) 타자기를 선물 받은 후 Hermes 3000이라는 모델에게도 관심이 생겼다.


많은 유명 작가들이 이 타자기를 사용했는데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각본가인 '래리 맥머트리'는 Hermes 3000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이 모델은 매우 히트 친 상품이라 훗날  2세대, 3세 대등등의 버전이 나왔는데 동글동글한 디자인의 1세대가 가장 아름답다.

이 타자기도 타건감이 매우 좋아서 긴 책을 필사해도 손가락의 피로가 덜했다. 글자크기가 특별히 더 작은 사이즈라서 영어 원서 필사에 매우 좋았다.




9. Olympia SM3  Italic Typeface (Elite)

외국 사이트에서 본 작가를 위한 타자기 순위 10위 중 7위인 Olympia SM3 타자기는 타건감이 남다른 멋진 타자기이다. 보통 타자기를 칠 때 상상하는 그 타닥거리는 소리! 그 느낌에 가장 부합한달까!  독일의 기술에 믿음을 더해주는 완벽한 타자기랄까!


미국에 계신 지인이 구매를 도와주셔서 배편으로 한 달여만에 받았는데 포장을 풀자마자 한 번 더 반했다!  이유는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 사용자의 이름이겠지만 핑크빛 매니큐어로 쓰인 그 이름은 이제 내 타자기의 이름이 되었다. 내 맘대로 미들네임을 내가 좋아하는 '앨리스'로 넣어서 이 타자기는 '캐럴 앨리스 밀러'이다.

사랑스러운 캐럴은 타자기 하부에도 이름을 써놨다

누군가가 썼던 물건이라 더욱 아름다운 타자기들!


이 타자기가 미국에서 나에게 온 이유는 이 아름다운 글씨체 때문이다. 필기체와는 또 다른 매력!  프랑스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 같이 고혹적인  미인이 193~40년대 유행하는 웨이브진 단발머리를 하고 아름답게 비스듬히 기댄 모습이랄까! 살짝 기울어진 멋진 글씨체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



10. Hermes baby Techno Typeface


Cubic typeface를 Hermes에서는 Techno Typeface라고 했다. W나 Y, J 등의 모양이 미묘하게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일본 직구를 통해 Hermes baby 민트색 철체바디 타자기를 한 대 더 구입(11) 해서 케이스를 교체했다.




12. Olivetti Lettera DL (Cubic Typeface)


휴... 2022년의 나는 불도저 같은 행동력으로... 또 Cubic typeface의 타자기를 직구했다.

세르비아에서 온 이 타자기는 QWERTZ 자판이었는데 판매자에게 나는 QWERTY자판 유저라 구매가 고민된다는 메일을 보냈더니 친절하게 무료로 Z와 Y 활자의 위치를 바꿔주었다.   국내의 타자기 수리점에 맡기면 20만 원은 부를 일이었는데 공짜로 해준 것이다. 게다가 실력은 걱정 말라고 그 기술자는 유고슬라비아의 모든 은행에서 쓰는 타자기를 담당했던 사람이라고 안심시켜 주는 친절한 메일도 보내주었다.


나는 또... 일본직구로 Lettera 32를 구입해서(13) 케이스 갈이를 했다.


Olivetti lettera 32 필기체, 큐빅체, 한글 타자기 삼둥이로 갖고 싶어서 그랬다^^;;;;




2022년 마지막 구입한 타자기는 (14) Hermes 3000 필기체 타자기다.


Hermes 3000의 디자인과 타건감이 너무 맘에 들어서 한 대 더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미국에 있던 지인이 필기체로 구해주셨다.  ebay에서 최소 1500~2000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1세대 필기체 타자기를 반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2022년 한 해간 너무 늘어난 타자기들...

나름 조절한다고 했는데 2년간 티끌 모은 적금을 다 섰을 때 멈춰야 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모든 아름답고 희귀한 타자기를 내가 가질 수는 없다고! 처음에는 그저 바로 인쇄되어 나오는 타이핑 자체의 즐거움만을 원했었는데...


나는 당분간 타자기 구입을 멈추기로 결심했다.

2023년 나의 목표 중 하나는 타자기 구입하지 않기! 였고 다른 취미가 생겼을지언정(아날로그 방식으로 음악 듣기) 타자기 구입은 하지 않았다!

2023년에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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