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감정 : #13 미움

by 밍작가

기억 나지 않아 어젯밤 꿈조차

지우려고 했던게 아닌데

잠들지 않도록 널 부르며 눈 감았지

사무쳐 그리지는 않았지

미안해 널 미워해 이대로 인걸

이해해 넌 그렇게 그대로 인걸

꿈꾸지 않기를 눈 감으며 기도 했지

사무쳐 그립지는 않았지

미안해 널 미워해 이대로 인걸

이해해 넌 그렇게 그대로 인걸

그래 나 널 지우려고 해

널 보내려고 해 이제 지쳤어

미안해 널 미워해 이대로 인걸

이해해 넌 그렇게 그대로 인걸

미안해 널 미워해 이대로 인걸

어느새 난 눈물에 젖어 슬픈 새

미안해 널 미워해 이대로 인걸

이해해 넌 그렇게 그대로 인걸


1998년에 나온 자우링의 '미안해 널 미워해'의 가사이다.

미안하지만 이젠 미워해야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넌 그렇게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해를 하라고 담담히 이야기한다.


나는 이대로이고, 너는 그대로인 상황. 즉 서로 다른 상황에서 미움이 생기곤 한다. 아니, 누구나 다르지만 그 다름을 해소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사무쳐 그리지는 않았지'의 정도로 미워하고 만다. 이 미움은 '꿈꾸지 않기를 기도'하게 하는 효과를 가진다. 꿈꾸지 않는, 미래를 약속하지 않는 관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엔 지치게 되고 '그래 나 널 지우려고 해.'라고하며 너를 보내고 만다. 더 이상 매일 밤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슬픈 새가 되고 싶지는 않기에. 미안하지만 미워하는 것이다.


이 미워하는 감정은 '나는 이대로이고 너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발생한다. 이는 결국 '차이'이다. 이 차이는 눈물을 나게 만들고 슬프게 하여 결국엔 상대방을 지우게 만들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은 다 다르다. 하지만 이 다른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간다. 다른 사람끼리 만나서 '차이'만 느낀다면 이 세상에 미움은 너무나도 많을 것이다. 그러면 모두 서로를 지워가며 살아가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이 세상 사람들 모두를 미워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과 다름을 이해하고, 소통해 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가장 가까운 사람이 참 밉다.

좋아해서 결혼을 하고, 가장 많이 소통을 하는데 어떨 때에는 제일 미워하게 된다.

왜일까?


'난 이대로이고, 넌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대로'와 '그대로'는 절댓값이 아니고 상대값이기 때문에.


어떤 기준에 비교했을 때, 나는 이대로이고, 상대방은 그대로이다. 이 기준과의 차이가 있기에 다름의 '정도'가 발생한다. 그게 바로 '이대로'와 '그대로'이다. 이 '정도'의 차이가 심하게 되면, 지치고, 지우게 된다.


'이대로' 생겨먹은 나를 바꿀 것인가, 상대방의 높은 기준치를 바꿀 것인가.

이 문제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항상 가지고 있는 어려운 난제이다.


이 난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나는 혼자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를 풀지 못하고 백지 시험지를 제출하고 시험장에서 나왔다.

절대 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생 동안 풀 수 없는 문제를 잡고 낑낑거리며 풀 수는 없었다.

보통 사람이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는 고차원의 수학문제를 풀기는 너무나도 어려우니까.


너무 어려우니 다른 문제를 주면 안 되겠냐고도 해봤지만,

다른 문제는 없었다. 그래서 풀 수가 없었다.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밤하늘에 별도 달도 따다 줄게'

이런 말은 정말 위험하다.

이런 말을 하면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다 보니

기대치는 저 하늘인데 현실은 소파에 '그대로' 누워있는 그 사람이 참 한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저 하늘에 있는 별과 같은 기대치 말고, 나보다 딱 하나 위에 있는 기대만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기대를 달성하면 조심스레 또 하나 위에 있는 기대를 가져보기도 하고...


한 번에 너무 많은 기대를 주게 되면 그 차이가 너무나도 커 보인다. 그러면 미움이 생기기 너무 좋다.

큰 기대보다는 작은 기대가 관계에 좋다.


미움이 생기지 않는 더 좋은 방법은 '미움받을 용기'에서 이야기해 준다.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관계일지라도 마주하는 것을 회피하고 뒤로 미뤄서는 안돼. 가장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이 상황. '이대로'에 멈춰 서 있는 것이라네


상대방이 '그대로' 있지 않고 내 기대만큼 올라오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이대로'에만 멈춰 서 있지는 않은지, 무엇을 더 줄 수는 없는지 생각해 보는 게 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서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서로에게 '앞으로' 나아간다면 미워하지 않아도 되고, 울지 않아도 되고, 지우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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