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위한 스튜디오 라이브 "Noisoom"
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에서 제작하는 전자음악 전문 공연 노이즘 (Noisoom) 2024년 11월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아티스트 '지나가던 조씨'님의 인터뷰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나가던 조씨'입니다. 자유즉흥음악을 하는 연주자이고, 여러 자그마한 악기를 이용해 연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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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음악 스타일이나 아이덴티티를 소개해주세요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소리를 만들어 이어 나갑니다. 때로는 이펙터를 이용해 소리를 변조하기도 합니다. 올해는 공연 때 단모이(베트남 죠하프)를 주로 사용했는데, 혼자서 공연을 하면 관객 입장에서는 다소 미니멀하게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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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명 '지나가던 조씨'는 어떻게 정하게 되었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합정동에 (지금은 없어진) '씨클라우드'라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1주일에 한 번씩 오픈마이크가 있었고, 공연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다같이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그때 저는 공연이 없더라도 종종 들러서 공연자 및 관객들과 함께 어울렸고, 어쩐 일로 왔냐고 누가 물으면 '지나가다 들렀다'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솔로 활동을 시작할 때 '지나가던 조씨'로 이름을 정하게 되었고, 그 이름을 갖고 그 공간에서 처음으로 자유즉흥음악 공연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0년을 넘게 사용하니, 가끔은 다른 이름을 써볼까 생각이 들어도 이제는 바꾸기 뭐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름을 바꾸려면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하거나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사람들이 지나가'던'을 지나가'는'으로 혼동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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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작업을 하실 때는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받고 진행하시나요?
연주를 시작할 때 특정한 이미지나 서사를 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한 곡을 연주할 때는 '지금 내는 소리 다음에 어떤 소리를 이어갈지'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순간적이지만 고민을 좀 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렇게 틈이 생기면 평소 몸에 배어 있던 프레이즈가 그대로 나오기도 하더군요. ᅠ여담이지만, 요즘 들어 그렇게 소리를 만드는 행위가 혹시 제가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모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음악 작업을 계속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 동기는 무엇인가요?
음악을 꾸준히 하고 있는 이유는 일단 제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하는 이 음악을 계속 하고 있는 이유는 제 음악으로 공연을 하는 일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재미가 없어졌다면 이렇게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었거나 아예 내려놓지 않았을까 싶어요. ᅠ한편으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게으른 성격 탓에)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꾸준히 할 수 있었다'고 말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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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애정이 있는 곡이 있으신가요?
활동 초창기에는 곡에 제목을 붙였고, 연주하기 전에 농담을 섞어가며 제목을 지은 까닭을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제목을 붙이면 곡 간의 구별을 위해 얽매이는 부분이 생기는 게 느껴져서, 지금은 녹음한 음원을 어디에 올리는 경우가 아니면 제목을 붙이거나 곡을 특정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제 곡 중에 추천을 하라고 한다면, 가장 최근의 연주(가 담긴 음원이나 영상)를 추천합니다. 지나가던 조씨의 '현재'를 담은 연주가 저에 대한 가장 적절한 설명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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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음악 스타일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한 명을 말하자면 아무래도 색소포니스트 강태환 선생님일 겁니다. 혼자 연주를 하시지만 무대를 꽉 채우시는 모습은 볼 때마다 정말 존경스러운데, 지나가던 조씨 활동을 시작할 무렵에 강태환 선생님의 '소래화' 앨범을 자주 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강태환 선생님은 실력만이 아니라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열정 면에서도 모든 연주자에게 귀감이 되시는 분이기도 하지요. 사실 강태환 선생님 외에도, 공연이든 협연이든 관람이든 SNS를 둘러보든 제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저는 영향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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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주제인 '노마디즘'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신다면?
'지나가던 조씨'라는 활동명을 사용하긴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활 습관은 집돌이 성격이 강한 편입니다. 그런데 음악 활동에 있어서는 새로운 공간, 새로운 아티스트, 새로운 관객 등 신선하고 흥미로운 조우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부분이 노마디즘이랑 결이 닿는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ᅠ덧붙여 악기가 휴대가 간편하다는 점, 그렇게 복잡한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도 어떻게 보면 유목민적인 성격이라고 적당히 둘러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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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활동계획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이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일단 현재 잡혀 있는 일정을 비롯해서 꾸준하게 공연을 하고 모임을 통한 협연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하는 것이 계획이라면 계획입니다.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전업 뮤지션에 비해 시간 제약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제 연주를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티스트 지나가던 조씨의 Noisoom 공연 보러가기 :
https://youtu.be/uXyPxeVwyzU?si=QVfv1A7OWcXNer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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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리스닝 커뮤니티 Critical Listening Community
https://www.instagram.com/clc_noisoom/
강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