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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gle Jul 02. 2020

일상 속에 내 생각 입히기

「언어의 온도」, 이기주


일상 속에 내 생각 입히기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문득문득 피어오르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어떤 생각들은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는 듯 하지만, 또 어떤 생각들은 영원히 휘발되기도 합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사라져 가는 제 생각들이 참 아쉽습니다. 이기주 작가는 그런 순간들을 포착해서 책을 펼쳐냈습니다. 누군가에게 읽히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일 테지만 아마 스스로 자신의 글을 다시 보면서 그 순간들과 감정, 생각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역시 기분 좋은 일일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작은 사건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고 내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기록하는 것, 일상에 입힌 내 생각들을 기록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언어의 온도>를 읽으면서 글쓰기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최근 글부터 지금 이 글을 쓸 때까지 여러 일이 겹치면서 글쓰기가 우선순위 뒤로 밀렸는데요. 그렇게 되면서 놓친 일상들과 정리되지 않은 저의 생각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 상황이 겹치고 정신없을수록 오히려 글을 쓰면서 혼자 다짐도 하고 위로도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가 왜 글쓰기를 좋아했는지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언어는 필시 상대방이 있다.


 책의 제목은 언어의 온도입니다. 짧은 토막글들을 읽으면서 왜 제목이 언어의 온도일까 고민해보았습니다. 그 온도는 누가 느끼는 것일까. 바로 상대방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어로 표현한 것을 이해할 상대방이 없다면 언어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반드시 존재하는 언어, 그 언어는 어떻게 전달되어야 할까요. 상황에 따라 온도가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때로는 따뜻해야 하고, 때로는 냉정해야 합니다. 이기주 작가는 이러한 법칙을 여러 일상 속의 상황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존경하는 인물을 따뜻한 언어로 표현하고, 공공장소에서 민폐를 끼치는 사람에게는 차가운 언어의 온도를 보여줍니다. 


 상대방을 향하는 언어는 정보전달의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입니다. 언어에는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글 한줄 한줄의 온도는 어떠한가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제 말과 제 글의 온도는 어떤 온도일까요? 제가 느끼는 온도와 상대방이 느끼는 온도가 다를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를 의식하면서 상대방에게 필요한 온도의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오디오북


 요즘 버스를 탈 일이 많아져서 그 시간 동안 무얼 할까 고민했습니다. 버스 멀미가 심한 저는 종이책을 읽을 수 없었고, 심지어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꺼려합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오디오북이었는데요. 주변에서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 오디오북에 대해 호평을 자주 들었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한 어플을 설치하고 구독을 시작했습니다. <언어의 온도>는 특히 오디오북으로 듣기 좋았습니다. 짧은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 글은 듣기도 편하고 집중하기도 좋았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제게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읽는 것에 대한 갈증 역시 많아졌습니다. 활자를 읽으면서 상상하는 것과 들으면서 상상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각자가 주는 영향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번 계기를 통해 오디오북과 종이책을 상황에 따라 잘 활용해가면서 독서활동을 이어 나가기로 다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디오북이라는 좋은 옵션이 생겼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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