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를 키우며 하는 발견들.

살아가도록 해줘서 고마워.

by 몽아무르

1.

아이는 내게 아주 사소하고 익숙한 것들에서도 발견을 한다. 아이가 처음보는 비닐 봉지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면 눈빛이 너무 사랑스럽다.

모든 것이 발견인 아이덕에 아이와 놀다보면 평소에는 눈길도 주지 않던 것들을 바라보고 소리내어 말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을 소리내어 말하면 사소하고 지루하던 것이 어느새 흥미로운 것이 된다.

빨간 나비, 노란 , 팬더가 집에 들어가 있네. 여긴 벌이 있네. 부스럭 부스럭 소리가 나지. 비가 오네.

그렇게 소리내어 작은 것들을 묘사하다보면 세상이 지독하고 힘든 만은 아니구나 싶다. 아이덕에 나도 발견을 한다. 익숙한 것에서 따뜻함을 발견한다.

2.
새벽 네시 . 멀리서 엄마. 엄마. 부르는 소리가 나지막히 들렸다. 울음이 섞이지 않은 부름이었기에 조금 있으면 다시 잠드려나 싶어서 바로 일어나지 않고 귀를 기울이며 기다렸다.
계속되는 나지막한 부름. 마치 잠결에 꿈을 꾸듯 엄마. 엄마. 불렀다. 심각한 일은 아닌 같았지만 오래속되다보니 가볼 수가 없었다. 아이는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부름을 멈췄다. 그리고 소매를 붙잡고 곤히 잠들었다.
이유 없이 무의식중에 나를 불렀다는 사실에 괜히 잠이 달아났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무한한 믿음, 의지, 애정을 받는 다는 사실이 괜한 감동과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나는 살아야겠다는,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자식이라는 존재는 정말 놀랍다. 이번 생은 망했으니, 라며 죽음을 생각하고 하루를 살던 내가, 망한 생을 상대로 전의를 다지게 된다니 말이다.
언젠가는 아이의 무한한 애정과 신뢰에 미움과 불신이 더해지겠지만 지점이 조금은 늦게 있게, 아니면 적게 있게 노력해보련다. 세상의 모든 관계가 그렇듯 부모 자식 관계도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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