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온 사철나무

by 민휴

막냇동생은 연로하신 부모님께서

힘들게 농사일을 하시는 것이 안타까웠다.


콩이랑 깨랑 여러 작물을

번갈아서 기르는 밭에

부모님 힘들지 마시라고

사철나무 묘목을 심었다.


엄마는 풀 매고, 거름 주고

일이 더 많다고 하소연하셨다.


농장의 강둑에 울타리가 있으면

예쁠 것 같아서

사철나무를 분양해 왔다.


시중보다 후한 가격의 봉투를 받으시며

"묘목이 벌써 돈을 벌어 준다."라고 좋아하셨다.


나를 따라서 시집온 묘목을

풀들이 하도 귀찮게 해서 모조리 뽑았더니

사철나무의 연둣빛 순들까지

본색을 드러내며 잘 자라고 있다.


사철나무는 오늘,

흰구름 동동 떠 있는 하늘과

강물과 깨끗한 바람을 따라

한들거리며 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