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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나도 칭찬받았다

by 민휴


칭찬받고 싶은 마음은 모든 사람들에게 있다.


아동센터에 근무할 때, 그 아이는 표정이 밝고 환했다. 그렇지만, 그 아이는 나를 무척 힘들게 했다. 활동적인 아이라서 집중력을 키우기 위한 차분한 활동에 참여시키려고 해도 퍼즐 맞추기, 보석십자수나 색칠공부, 만들기, 글쓰기, 독서지도 등 어떤 프로그램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방학이면 학교 운동장에서 놀이활동을 했는데, 축구나 피구, 잡기 놀이 등을 할 때는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말을 잘 안 들어서 타이르면서도 피식 웃음이 나게 만드는 아이였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이유들이 너무 귀여웠다. "내일부터 공부할게요. 오늘만 쉬게 해 주세요." 그 말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곤 했다.



공부를 얼마나 하기 싫어하던지, 수업 시간만 되면 공부하기 싫다고 떼를 썼다. 공부하기 싫다고 교실 바닥에 뒹굴기도 했다. 그 아이는 1등 개구쟁이라서 학교에서도 맨날 야단맞는다고 소문이 나 있던 아이였다.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아동센터에 오는데 또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런 불만을 이해하고도 남지만, 아동센터는 학교과제와 학습능력증진도 중요한 기능이라서 기본적인 수학학습교재 한 권과 전 과목 학습교재로 매 학기 선행학습을 진행해 나갔다.



그 아이는 아무리 친절하게 학습에 끌어들이려고 해도 싫어했다. 어느 날, 수학학습을 풀면서 아주 단순한 문제를 풀었다. 잘했다고, 정말 멋지다고, 칭찬을 해 주었는데 "와! 나도 칭찬받았다."라고 수줍게 웃었다.



퇴직 후에도 가끔 생각나는 아이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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