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 에세이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 2023)를 읽고
김지혜 작가는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에서 소수자, 인권, 차별에 관해 가르치고 연구한다. 이주민, 성소수자, 아동청소년, 홈리스 등 다양한 소수자 관련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현장과 밀접한 연구를 통해 사회에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법,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등등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고민에서 출발했다. 희망적인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별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이다. 다만 차별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을 곳곳에서 만난다. 나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 기묘한 현상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알게 모르게 차별을 당하기도 하고, 차별을 하기도 한다. 작가가 제시한 사례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도 차별일 수 있었나?’라고 부끄러웠던 순간도 있다.
세계적 사례, 역사적 사례, 현대에 일어나고 있는 여성, 장애, 성소수자, 이주민, 빈부, 정치적 견해 등 자료조사를 많이 한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끝까지 읽기 힘들었다.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지만, 알아야 하고, 우리가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생각과 행동들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제목부터 모순을 안고 있다. 차별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선량하다는 말인지, 악의가 없는 상태에서도 우리는 차별의 환경에 놓여 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말은 바로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차별을 하는 우리 자신을 말하는 표현이다. 단순하게, 당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들에서 차별과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겠다. 책에서 너무 좋은 문장들, 필요한 말들을 읽었기 때문에 내 생각을 덧붙이는 일이 사족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아지는 지점이 있었다는 것,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 불공평하고 편협적인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