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취업 문턱을 넘어 나도 출근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을 때를 떠올리면, 그땐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모든 것이 다 잘 풀릴 것 만 같았던 것 같다.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회사였지만 정말 인생이란 것은 내 생각대로만 풀리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그날 이후 매일 아침은 힘든 하루의 시작일 뿐이었고, 눈을 뜬다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은 없을 만큼 심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이 직장인의 숙명인가?
주말이 지나가는 것만큼 아쉬운 일은 없었고, 어느덧 다가오는 월요일은 정말 두렵기만 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지금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일까?
내가 선택한 직장인만큼 직장을 바꾸는 것도 내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을 찾아본다면 뭐든 결론이 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날부터 나는 지금 내가 힘들어하고 있는 것들을 틈틈이 생각하여 메모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당시 생각을 떠올려 보지만 정말 사소한 것들 하나까지 다 적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직장의 위치부터 시작하여, 만나는 사람들, 상사의 성격부터 시작하여 거침없이 적어 내려갔던 나의 메모를 살펴보니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었다.
좋아하는 일... 사실 이런 게 있을 것이라 난 생각지도 않았다.
일이란 것이 그냥 생존을 위해 경제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발견하게 된 사실이지만
내가 즐거워하고 또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데 있어 정말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나는 어떤 순간 가장 행복을 느끼는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뿌듯하고 행복했던, 그리고 자랑하고 싶은 순간은 무엇인지?
생각만 해도 내가 미소 짓게 되는 즐거운 일이란 무엇인지?
생각을 정리하고 난 후 난 단호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나에게 전혀 즐거움을 줄 수 없는 일이란 것을 말이다.
그렇게 난 일을 정리하게 되었고, 처음 퇴사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뒤로 벌어질 수많은 일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처음 퇴사를 결정했을 때 가장 불안해하시는 분은 바로 부모님이셨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박차고 나온다고 하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으셨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은 명확했고 이렇게 사는 삶이 인생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회사 근처까지 직접 찾아오시며 퇴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하셨던 아버지. 하지만 결국 나는 내 생각대로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날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답답했던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정말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고, 이젠 정말 모든지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분이 설레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
처음 퇴사를 결정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걱정보다는 아주 신이 났던 것 같다. 다들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 허걱 될 때 나는 여유 있게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보내며 분주하게 달리는 사람들을 마치 구경하는 듯 쳐다보면서 하루를 시작했으니 말이다. 철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 자체로 나는 나다워질 수 있었다.
앞만 보고 달려오던 내가 퇴사를 통해 잠시 멈추게 되었을 때,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철 없었던 신입시절 사회초년생의 유리멘털처럼 나약한 푸념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난 첫 퇴사를 통해 나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것을 찾을 수 있었다.
난 잦은 이직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실제 인터뷰를 보는 입장에서도 이직이 많은 사람을 색안경을 끼고 무조건 서류에서부터 탈락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회사를 옮기어 새로운 회사로 가게 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렇게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의 과정이다.
회사를 옮기는 것도 어떻게 보면 엄청난 용기이다.
우스갯소리로 많은 사람들이 매일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회사에 출근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사직서를 던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실례로 회사평점을 작성하는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회사 빌런(일명:투덜이들) 들을 보면 다 재직자들이 많다. 실제 회사를 그만두고 나간 사람들의 비중은 크지 않다. 그렇게 불만은 많으면서도 꾸역꾸역 다니는 걸 보면 떠날 용기는 생기지 않는 것인지...
그만큼 퇴사를 결심하고 실행하는 것은 용기도 필요하고 실력도 필요하다.
그만두는 것도 난 실력이고 용기라고 생각한다.(무작정 때려치우는 경우도 난 조심스럽게 그것도 용기라고 생각한다) 오해는 없기 바란다. 그렇다고 내가 막무가내로 퇴사를 옹호하는 철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난 퇴사를 결정한 당신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 그래! 잘 결정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