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 기쁜 일들을 함께 겪으며 많은 의지가 되었던 동료가 어느 날 문득 이야기를 꺼냈다.
" 나 이직하게 되었어"
가슴이 출렁였다
"아 정말! 와 진짜 축하한다. 더 좋은 곳으로 가게 된 거겠지? 정말 축하해!!"
맞다... 우린 각자의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터널을 지나며 함께 했던 동료이지, 평생 인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아니 평생 이곳에서 회사에 대한 푸념을 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직장 동료로 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것이었을까?
시간이 흘러 팀장이라는 역할을 하면서 팀원의 퇴사를 마주하는 상황을 처음 맞게 되었을 때
복잡한 심경들이 내 마음을 괴롭혔던 것 같다.
" 팀장님 저 어려운 고민 끝에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답니다.. 더 좋은 기회가 생겨서 이직을 하게 되었어요"
내가 싫어서 떠나는 건가?
지금 해야 할 일이 한가득인데 이 상황에서 이직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건가?
왜 이리 다들 이기적일까?
누군가의 퇴사를 마주할 때 조직에 남아있는 입장에서 서운한 마음도 있고 더 좋은 곳으로 간다고 하니 부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고, 매일 같이 함께 일하던 동료가 내 곁을 떠난다고 하니 앞으로의 회사 생활이 걱정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도 언젠가 이곳을 떠날 때가 온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퇴사를 하게 되는 순간, 당신의 직원 또는 팀원의 퇴사를 마주하게 된다면 다음을 기억하도록 하자.
회사의 상황이 좋을 때에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힘들어지고 어려워질 때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회피성 퇴사를 하는 경우도 있을 테고, 정말로 좋은 기회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자 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생각을 모두 읽어낼 수는 없겠지만, 전자일 경우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감정이 올라올 수도 있다. 결국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이 되기 때문이니까...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그래도 함께 남아서 버티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어렵게 말을 꺼낸 상대방을 질타하거나 무책임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실수를 범하지는 말기 바란다.
한번 퇴사를 결정한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퇴사라는 결정을 하기까지 상대방도 수많은 고민 끝에 그 말을 꺼내어 지금 당신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사람에 대한 미움이 커지면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퇴사를 결정하기까지의 생각과 고민들을 충분히 들어주고 오히려 결정을 존중하고 앞으로의 일들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는 것이 더 현명한 행동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은 상대방의 결정을 되돌 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순간이 될 수 있다.(실제 퇴사 면담 이후 생각을 바꾼 팀원들이 몇몇 있었던 것 같다.)
기억하자! 어려울 때는 누구나다 불안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것에 대해 책임을 거론하며 비양심적인 사람으로 상대방을 몰고 간다면 상대방은 더 이상 이야기 하고자 하지 않을 것이며, 남아있는 기간 동안 무책임한 행동으로 업무에 여러 가지로 피해를 주고 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한 사람이 떠나게 되면 그만큼 업무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퇴사를 하는 입장에서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떻게든 후임자가 올 때까지 남아있으면 좋겠지만 새로운 곳에서의 합류를 통한 사정도 있기에, 기간은 양쪽의 사정에 따라 조율되기 마련이다. 타협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간을 우리는 한 달 정도로 생각하게 된다.
한 달 이내 무리 없이 업무에 대한 정리가 될 수 있도록 퇴사를 하는 입장이라면, 꼼꼼하게 업무를 정리해 주고 다음에 올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도 누군가의 떠난 자리를 채워야 할 입장이기에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본다면 이과정은 정말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실수를 범하는 부분은, 떠나는 사람에게 무리하게 긴 시간을 남아있어 달라고 요구한다거나, 빠르게 새로운 곳으로 합류를 하기 위해 충분한 업무 정리 시간 없이 떠나기만을 계획하며 있을 때가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한 달 이상의 기간을 요구하고 남아있는다 한들 이미 마음을 정한 퇴사자가 열의를 갖고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통용되는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길게 붙잡고 있는다 한들 심적으로는 업무를 백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떠날 사람보다는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이미 떠날 사람이라면 상식적인 선에서 합의하고
응원하며 보내줄 수 있도록 하자
연인과의 이별에 있어서도 유독 누군가가 기억에 오래 남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까지 감정을 소모해 가며 날을 세워가며 이별을 했던 사연이 많은 예전 연인은 다시는 만나고 싶지도 않다. 만약 어디선가 우연히 마주하게 되었다면
"진짜 오늘 x 같은 날이네 내가 왜 거길 갔을까.... "
하면서 자신을 탓하며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헤어짐에 있어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있었던 경우가 있는가?
이후 어느 곳에서 옛 연인을 마주했을 때 그래도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다면 당신에게 손해가 될 부분은 없지 않을까?
만약 당신이 지금 이별하는 회사가 당신과의 우연한 마주침에 미소로 웃어줄 수 있고 언젠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다시 연락을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어준다면, 그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하나 남기고 떠나는 것이 아닐까?
"다시는 세상에서 만나지 말자! 이젠 우리 볼일도 없을 것이다!" 라고 하기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그리고 업계는 너무나 좁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 어떻게든 바쁘게 일하는 상황 속에서 다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전 직장과의 인연은
새로운 기회를 하나 남기고 떠나는 것일 수 있다.
잊지 말자 당신이 선택한 회사를 악연으로 만들어 당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 인정해 버리는 실수를 범하지는 말자.
퇴사를 결심하고 퇴사를 마주하면서 우리는 더 성숙해질 수 있다. 어떻게 모든 시간들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했다는 것이다.
내가 얻을 것과 잃을 것만을 생각하며 퇴사를 마주하게 된다면,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 추가되는 회사의 이름과 경력들만을 남기는 것이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앞으로의 내 인생의 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경험을 돌아보며, 도움이 되었던 소중한 시간들이 이력서에 적힌 텍스트가 아닌 진짜 당신의 실력이 될 수 있도록 끝맺음을 잘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글자만 빼곡한 종이 한 장을 남기는 퇴사보다는 진짜 살아있는 경험들을 기억하며, 앞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들을 담아낼 수 있는 퇴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퇴사를 마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