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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vator Jun 06. 2023

혹시 조직문화 관련 일을 하시나요?

정답 없는 조직문화 이야기

언제부터였을까?  많은 사람들이 조직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또한 경영자들은 외부의 시선으로 볼 때 정말 멋진 문화라고 이야기할 만큼 멋 들어지고, 탄탄한 우리만의 조직문화를 구축하고자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예전을 떠올려보면 기업연수원에 들어가 '우리는 하나다!' 똘똘 뭉치며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주입시키며, 누구보다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방침을 잘 이해하고 있는 조직원으로 만들어내는 것에 온 힘을 쏟았던 시절이 생각난다.

문득  기마자세를 하고 회사의 핵심가치를 하나하나 외우는 교육생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 같은 시대에서는 상상도 못 할 광경이겠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만의 문화라고 이야기하며 끈끈해진 동기애를 기반으로 더욱 회사에 충성하기를 기대했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HR부서뿐 아니라 기업의 CEO들도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고 이것을 멋지게 외부에 알리며 너나 할 것 없이 꼭 문화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거리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할 만큼 어떤 문장이든 어떤 말이든 자신들의 문화를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조직개발분야에서 일해오며 기업의 성공 DNA를 발견하고, 이를 기반으로 문화를 구축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기업의 CEO들과 마주하는 자리를 자주 갖게 된다.


"수차례 수십 차례 강조해도 우리 직원들은 변화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문화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을 해주어도 미동도 없는 직원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도 버스에 태울 사람만 데리고 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수많은 말과 메시지로 전달을 했다곤 하지만 직원들은 그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경영자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직원들이 정작 느끼는 중요함의 온도는 경영자와 많은 차이를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우리가 문화를 구축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조직에 퍼뜨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멋진 지향점을 알려주고 함께 가자고 한들 직원들은 쉽게 따라오지 않는다.

문화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 '충분히'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충분히 이야기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전파를 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매일매일 새롭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왜? 계속 새롭게 느껴지는 것일까?

직원들은 그것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조금 더 생각해서 이야기해본다면 그것이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것이 나에게 이득이 되는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을 찾아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단편적인 예로 우리는 쇼핑몰의 팝업스토어나 이벤트를 하고 있는 부스를 지나치며 어 저것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걸? 하면 직원이 안내하는 대로 사진을 찍고 앱을 설치하고 SNS에 찍은 사진을 게시한다. 누가 강제로 시켜서 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 뿐이지 강요는 하지 않는다. 결국 선택은 나의 몫이다.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나의 행동은 결정된다.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필요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문화를 만들고 전파하고 구축하는 과정에 있어 담당부서는 조직 내부 구성원들을 어떻게 하면 움직일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공감'이란 포인트를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첫 발걸음을 떼어 그들의 귀를 열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가?라는 부분으로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것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정도 공감을 통해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예전 허공 속에 외치기만 하던 때와는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구성원들을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물질적 지원들을 갖출 수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유리해 질 수 있다.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 초반 직원들에게 물질적인 혜택들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이후 단계 진행에 있어 어느 정도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모였을 때 강한 긍정을 가질 수 있는 경험들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가 있다'는 결국 지속성을 만들어 낸다.

혹시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나 월간구독으로 이용하는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은 반복적으로 변경을 하게 되는 경우가 적다. 우선 초기에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 어렵지 이후부터는 첫 가입 때만큼의 받은 혜택이 아니더라도 구매자는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 유저들이 이동한다고 생각하는가?

바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거나 처음 이야기 했던 것과 서비스가 달라질 때이다.


문화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이제 우리의 이야기가 그저 단발적인 행사나 모임에 그친 이야기가 아닌 진짜 이야기라는 것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 물직적 보상으로만 사람을 움직이고자 하는 단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실제 실천하고 경험한 것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구성원들 스스로 이야기 하며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계속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이제 이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확신을 갖게 해야 한다.

이제는 재미만을 위해 귀를 여는 단계는 지났다. 내가 속한 문화가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어줘야 하고 제공하는 문화적 가치가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우리만의 차별성 있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문화와 구성원의 연결성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


문화를 만드는 것은 조직과 개인 모두의 몫이다.

조직이 문화적 가치를 통해 구성원의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들을 꾸준히 제공할 수 있다면, 구성원들은 조직에서 이야기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율적인 문화라고 하면 구성원들이 조직의 모니터링이나 감시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자신의 일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일을 주도적으로 행하는 분위기라고 이야기한다. 자율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주도성을 갖춘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선은 구성원과 조직의 신뢰관계 형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구성원에게 일방적으로 조직의 방향을 강조하고 따라오지 못하거나 이에 반하는 사람을 정리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조직과 구성원은 서로의 필요에 따라 존재하는 거래 관계이다.  거래의 기본은 신뢰이다. 누구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신뢰는 깨지게 되고, 거래는 지속될 수 없다. 지금은 많이 줄었겠지만 아직까지 구성원들의 헌신과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상황을 해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구성원들에 대해 답답해하고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앞으로 구성원과 조직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조직문화담당자들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고민의 깊이는 점점 깊어져야 할 것이다.


회사는 진짜 철학이 있는가?

회사의 철학과 방향이 경영자의 답답함의 푸념인지? 진심 어린 철학인지?


진짜 변화에 다가가기 위해 고민하는가?

정말 실효성 있는 활동이었나? 아니면 당신의 경력 늘리기에 필요한 포트폴리오 만들기인가?

전달하는 과정에서 시행했던  Action들이 담당자 본인의 사욕을 챙기기 위한 경력 늘리기에 준하는 많은 기획과 활동은 아니었는지?

(OKR,  다양한 협업툴 도입, 트렌드를 쫒고 있는 기획들, 충분한 검토 후 도입이 아닌 무조건 경험해보고자 하는 담당자의 욕심)


문화를 표현하는 방식은 시대의 영향을 받으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이자 본질이다.

문화를 지속시키는 것은 경영자만의 몫이 아니다, 그렇다고 담당부서나 구성원들만의 몫도 아니다. 조직이라는 버스에서  누구든지 내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만이 존재하는 시대는 끝났다.  연수원에서 기업철학을 외우며 단련시켰던 그 시대의 버스 노선보다는 구성원들이 갈 수 있는 노선은 매우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버스에서 내릴 때 눈치를 보며 벨을 누르지 못할 사람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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