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사의 이름이 적혀 있는지, 직급은 무엇인지, 어느 부서에서 일하는지...
만약 지금의 내 모습에서 나의 회사와 나의 직급과 나의 팀을 삭제한다고 한다면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상대방에게 소개할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이 종이 한 장으로 함축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예전 나는 명함이라는 것에 많이 집착을 했었던 것 같다. 어떤 곳에서 일을 하고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갖고 있는지 상대방에게 보이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의미를 두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 지금의 내가 되어보니 그런 것들은 별로 의미가 없게 된듯하다.
결국 오로지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된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일을 즐기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삶을 가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모습 말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통해 누리고 있는 여러 가지 혜택들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지금 다니고 있는 곳에서 누리고 있는 여러 가지 혜택들이 있다. 회사가 사라지면, 회사를 떠나게 되면 당장 사라지는 혜택들이다. 하지만 마치 그러한 혜택들이 영원할 것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쾌적한 건물과 사무실이 자신의 것인 것처럼 생각하고 회사를 통해 받고 있는 혜택들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지내는 사람들..
회사를 떠나게 된 순간 스스로가 회사가 될 수 있을 만큼
성장해 있지 않는다면 세상 밖으로 나온 순간
회사라는 존재의 흔적을 지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원은 없다. 결국 우리는 모두 회사를 언젠가는 떠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