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캠프 16일 차
질문을 받고 주변을 돌아보며 소중한 물건을 찾아보았다. 잃어버리면 무척 아쉬울 물건, 절대 버릴 수 없는 물건을 생각해 보니, 내 침대 옆에 있는 작은 협탁이 떠올랐다.
이 협탁은 작년 봄에 4개월의 목공 수업을 통해서 직접 만든 녀석이다. 디자인은 목공방에서 제공해 주었지만, 우리 침실 협탁에 맞도록 사이즈를 조정했다. 수업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수강생이 진행하였고, 난생처음으로 레드 오크라는 건조재도 구매하였다. 거친 목재를 디자인한 사이즈에 맞게 재단을 하고, 매끈한 표면을 얻기 위해 수 번 사포질을 하였고, 사선의 다리를 만들기 위해 각봉을 만들고, 집성을 하고, 대패질을 하였다. 스크루 없이 접합하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장부촉과 구멍을 만드느라 몇 주간 끌질과 톱질을 하였었다. 조립을 하고, 오일 작업과 건조까지 하여 결국 완성을 시켰으니 정이 안 갈 수가 없었다. 당시에 침대 옆에 물건 두는 것을 싫어했던 와이프가 이 수제 협탁만은 허락(?)을 해주어 지금까지도 아늑한 우리 침실의 화룡정점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꽤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십 년이 넘어도 침대 옆에 잘 간직할 듯하다.
이 가구가 소중한 또 다른 이유는 내가 만든 마지막 목공 가구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목공을 처음 접했을 때는 나무의 촉감과 향이 너무 좋았다. 손재주가 좋지는 않았지만 삐뚤거리게 재단하여 만든 소반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제2의 인생으로 목공이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번 수업을 신청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재단부터 마감까지 배워본 목공은 그리 호락호락한 작업이 아니었다. 대패질 한 번에 1mm의 두께 차이가 나도 반드시 티가 났다. 귀찮아서 조금 더 바른 본드들 때문에 마감이 틀어졌다. 꼼꼼하지 못한 내 성격과는 좀 거리가 있는 일들이었던 것이다. 이 길이 아님을 알아내기엔 다소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으니, 이제 남은 이 협탁이 소중할 수밖에 없는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