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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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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혁 May 18. 2020

비 내리는 날

미세한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피어오르는 아침

빨간 벽돌, 노란 간판, 보도블록 사이로 올라온 녹색의 풀들을 모두 회색빛으로 물들이는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우는 순간이 그리 나쁘지 않다.
이내 곧 물 비린내가 창틀에 스며들고
한두 방울 떨어지는 빗소리는 차가운 공기와 함께 
땅을 금방 적신다.
일정한 양의 빗줄기도, 내리는 빗소리도 아니다.
눈으로 헤아릴 수 있는 떨어지는 빗물과 
불규칙한 빗소리에 약간은 곤두선 신경이 나쁘지 않은 하루이다.
추운 것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차가운 빗물의 비린내가 섞인 공기를 마른 피부에 한껏 흡수시키듯 숨을 깊이 들이쉰다.
그리곤 이 순간의 느낌은 인지하지 못하는 과거의 어느 멈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분명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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