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민혁 Aug 31. 2020

사회적 거리두기는 예견된 것이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

깊어가는 코로나 사태로 이전까지 생각지도 못한 풍경과 일상이 벌어지고 있다. 어색하고 낯선 환경에 모두들 적응해가려고 노력하지만 대부분은 갑자기 변해버린 세상에 혼란스러워한다. 불과 몇 달 전, 아니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 사이에 거리두기란 말은 말도 안 되는 단어였다. 가뜩이나 삭막해지는 시대에 몸과 마음은 더욱 가까워져야 하고 많은 일들을 만들어 생활 속에 웃음꽃을 되도록 많이 피워야 하는 일상이었다. 

그런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숫자에도 의미가 있고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2020년을 밝고 맑게 맞이하였다. 그렇게 따뜻한 봄을 기다렸던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2020년은 악몽으로 흘러갈 것 같은 미래사회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실로 기이한 현상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이상할 정도이고, 마스크를 안 쓰면 온갖 인상을 찌푸리며 극단의 혐오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아니어도 사람들은 타인을 항시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마도 사회적인 거리두기는 점점 간격이 넓어져 코로나 사태가 침식된다 하더라도 예전 같은 모습은 찾기가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더 내색하거나 표현하지 않을 따뜻함을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만들어가려는 본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은 삶에 어떠한 변화가 오더라도 변치 않는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대할 테지만, 일상의 삶이 거리두기이고 경계하는 삶이라면 오히려 이번 사태로 인해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는 그들에게 더욱 깊이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까워지고 싶은데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이 사람인 것 같다.

나열을 하자면, 내 맘 같은 사람이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고, 지극히 평범한 내 생각과 가치관을 알아주지 못하는 타인이 원망스럽고 씁쓸할 뿐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가 관계에 있어 피해자이다. 전염병이 가시고 원하던 일상을 찾으면 더 나은 삶과 환경이 주어질 것 같지만 아마도 그것은 아닐 것이다. 변치 않은 스스로의 마음들이 꺼려했던 말 건네기와 손 내밀기를 이번 사태가 지나고 나서도 우리들은 조금 더 능동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아주 조금이라도 실천에 옮기는 삶이 되어야 우리는 서로에 대한 마음의 거리두기를 좁혀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관계의 미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