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민혁 Mar 17. 2021

가벼운 미소를 띠울 것이다

소멸하는 것들에 흘릴 미친 슬픔을 생각하며

흐릿하게 사라지는 것들에 가벼운 미소를 띠운다.

누군가는 울며불며 두 팔을 뻗고 발을 동동 구를 것이다.

 다른 누군가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눈, 코, 입에서 많은 분비물들이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저 가벼운 미소를 띠울 것이다.

눈에서 사라지고 기억에서 멀어져도 가벼운 미소를 띠울 것이다.

변함없는 일상이 지독히 아름다워도 미소만 띠울 것이다.

그런 일상은 분명 색이 바래질 것이다.

점점 잃어가는 색에 나 또한 색을 잃어갈 것이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투명한 색이  때까지 미소만 띠울 것이다.

 역시 흐릿하게 사라져도 일상은 지독히 아름다울 것이다.

남겨진 것들이 불행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거진의 이전글 죽음 #0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