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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혁 Jun 10. 2021

피어나지 말았어야 행복했을 삶이었다

거긴 네가피어날 때가아니야

로드킬을 당한 길거리의 생명들은 험난한 인간세상에 던져진 가엾은 영혼일 뿐이다.

다 익기도 전에 떨어져 수없이 밟힌 작고 푸른 열매들은 어느 날 비가 오면 그저 빗물에 쓸려내려갈 뿐이다.

어느 순간부터 보도블록을 걸을 때 벽돌 사이로 삐져 올라온 이름 모를 풀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때가 있다.

몇 번의 밟힌 상처에도 아랑곳 않고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는 생명들은 그저 그곳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아동학대와 폭행, 그리고 살인까지 너무나 말도 안 되는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정인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어도 여전히 어린아이들의 학대와 폭행, 그리고 살인까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여행용 가방에 갇혀 숨진 어린 남자아이의 기사로 눈물을 쏟은 적이 엊그제였던  같은데, 최근에 `서연이`라는 아이가  이모와 이모부 의해  세상을 떠났다. 친부모가 알면서도 방조했단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다.

온몸의 멍은 기본이고, 갈비뼈가 부러지고 마지막 사망 직전엔 물고문으로 생을 마감했다.

시체의 식도에서 부러진 이빨도 나왔단다.

대체 그 아이들은 왜 그렇게 죽어가야만 했을까.

죄와는 거리가 먼 생명들은 왜 늘 일찍 세상을 등지고, 악함의 죄로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들은 왜 아무렇지 않게 잘 먹고 잘 살아가는 것일까?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을 학대하고 폭행하며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을 정말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태어나는 모든 생명들을 축복이라 말하지만 그 축복이 모두가 행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행복하려고 태어났지만 그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고통 속에 사라지는 영혼은 생각보다 많다.

어쩌면 피어나지 말았어야 행복했을 삶이다.

평화로운 것 같은 주위의 일상이지만 끊임없이 죽어가는 생명들이 너무나도 많다.

평화로운 일상을 행복이라 여기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욕심 속에서 죄 없는 생명들은 오늘도 죽어간다.

세상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들이 세상을 그렇게 만들어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타인의 희생과 고통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결코 자유롭게 살 수 없는 세상이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보도블록 한복판에 꼿꼿하고 아름답게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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