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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하 Jan 17. 2024

수상한 고양이 제4화

선영은 어서 학교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 뒤를 천천히 따라 경비원의 눈을 피에 간신히 학교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놀라는 소리가 나든 말든, 어제 우아하게 걷던 길을 달리고 달렸다.

학교로비에 들어가자마자 한 남자가 선영을 막아선다. 이 선생이다.     


“이 선생, 마침 잘 나왔어. 반가워. 나야 나 박선영 교장”     


선영의 간절한 눈빛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 선생은 대걸레를 가지고 나와 선영을 몰아냈다.  성이난 대걸레가 박선영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아휴 교장선생님이 못 봐서 다행이지 또 얼마나 나를 괴롭힐까? 지긋지긋하다 정말”     


뒤에서 이 선생이 하는 말이 귓전에 들려왔다. 이 선생은 선영의 앞에선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했는데, 뒤에선 저런 식이었다니 선영은 혼란스러웠다. 학교 주변을 계속 맴돌았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내가 고양이라니, 내가 뭘 잘못했나. 이건 꿈이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 숲 속의 맑은 공기. 나만의 유토피아 나의 집 나의 학교……. 이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인가’     





월! 월! 월!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넌 못 보던 고양이인데, 여기는 내 구역이야 저리 가지 못해!”     


개 짖는 소리가 말로 들리다니 이상한 경험이었다. 


선영이 아무리 자신이 학교 교장이라고 말을 해도 고양의 하악질일 뿐이었다. 개 짖는 소리가 말소리로 들리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나 여기 학교 교장이야. 내가 골갑예술중학교 교장 박선영이라고.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내가 피아노 치다가 몇 번을 일어났는데, 그게 바로 너 때문이었구나!”     


“뭐? 고양이 주제에 네가 교장이라고? 그럼 어디 한번 나를 또 쫓아내 보시지~”     


무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듯, 개가 선영에게 다가왔다. 선영은 달려드는 개를 피해서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쳤다. 복수라도 하는 듯 끊임없이 쫓아왔다. 그렇게 온종일 도망 다녔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학교담장 옆 언덕에 몸을 숨겼다. 


어디선가 가냘픈 새끼고양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니 연약한 새끼 고양이들이 모여 엄마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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