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은 어서 학교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 뒤를 천천히 따라 경비원의 눈을 피에 간신히 학교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놀라는 소리가 나든 말든, 어제 우아하게 걷던 길을 달리고 달렸다.
학교로비에 들어가자마자 한 남자가 선영을 막아선다. 이 선생이다.
“이 선생, 마침 잘 나왔어. 반가워. 나야 나 박선영 교장”
선영의 간절한 눈빛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 선생은 대걸레를 가지고 나와 선영을 몰아냈다. 성이난 대걸레가 박선영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아휴 교장선생님이 못 봐서 다행이지 또 얼마나 나를 괴롭힐까? 지긋지긋하다 정말”
뒤에서 이 선생이 하는 말이 귓전에 들려왔다. 이 선생은 선영의 앞에선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했는데, 뒤에선 저런 식이었다니 선영은 혼란스러웠다. 학교 주변을 계속 맴돌았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내가 고양이라니, 내가 뭘 잘못했나. 이건 꿈이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 숲 속의 맑은 공기. 나만의 유토피아 나의 집 나의 학교……. 이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인가’
월! 월! 월!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넌 못 보던 고양이인데, 여기는 내 구역이야 저리 가지 못해!”
개 짖는 소리가 말로 들리다니 이상한 경험이었다.
선영이 아무리 자신이 학교 교장이라고 말을 해도 고양의 하악질일 뿐이었다. 개 짖는 소리가 말소리로 들리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나 여기 학교 교장이야. 내가 골갑예술중학교 교장 박선영이라고.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내가 피아노 치다가 몇 번을 일어났는데, 그게 바로 너 때문이었구나!”
“뭐? 고양이 주제에 네가 교장이라고? 그럼 어디 한번 나를 또 쫓아내 보시지~”
무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듯, 개가 선영에게 다가왔다. 선영은 달려드는 개를 피해서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쳤다. 복수라도 하는 듯 끊임없이 쫓아왔다. 그렇게 온종일 도망 다녔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학교담장 옆 언덕에 몸을 숨겼다.
어디선가 가냘픈 새끼고양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니 연약한 새끼 고양이들이 모여 엄마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