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양이들을 보니 막상 울고 싶어도 못 우는 처지가 한탄스러웠다.
하루 만에 일어난 꿈만 같은 일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선영의 럭셔리 하우스와 집 차 모든 것이 그리웠다. 이렇게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들개한테 쫓기는 신세가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눈물이 난다…….’
“아이고, 아직 엄마 안 왔구나, 이거 먹자~ ”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은희 선생이다. 새끼고양이들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고 있었다.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모습이 익숙해 보였다.
“장선생, 나야 나 박선영교장!”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장은희에겐 고양이의 야옹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어? 넌 오늘 처음 보는구나. 너도 이리 와서 먹어”
오늘 먹은 것이라고는 아침에 승희가 준 츄르뿐이었다. 장은희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이 생각난 선영은 자신도 모르게 참치캔을 핥고 있었다. 염치없지만 하루종일 배고픔에 허덕여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많이 먹어라 당분간 못 올 거 같아. 아버지가 다치셨거든…….”
‘아버지가 다치신 게 사실이었구나’ 선영은 매몰차게 장선생을 몰아붙였던 것을 후회했다. 자신 덕에 먹고 산다고 생각해서 장은희를 비롯한 다른 교사들에게도 못되게 굴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배가 부르자 저절로 눈이 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