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정을 정리하지 않아도 되는 날

마음에 여백을 남겨두는 선택

by 민힐러

한동안 나는 감정이 생기면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유를 알아야 하고, 의미를 붙여야 하며, 가능하다면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감정은 흐트러진 책상처럼 느껴졌고, 정리하지 않으면 하루를 제대로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마음이 복잡해질수록 더 애썼다. 생각을 적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을 보내는 건 늘 어딘가 미뤄둔 숙제처럼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생각보다 많은 힘을 요구했다. 감정을 정리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나 자신을 관찰하는 위치로 밀어 올렸고, 마음 한가운데에 그대로 머무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들여다보는 동안 나는 늘 평가하고 있었고, 이해하지 못하면 조급해졌다. 그렇게 감정은 점점 더 복잡해졌고, 정리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민힐러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두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글과 기록을 통해 정체성과 감정을 탐구하는 민힐러입니다. 감성 콘텐츠와 퍼스널 브랜딩을 다루며, 진심 어린 문장으로 삶을 치유하는 힘을 전합니다.

7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4화이 감정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