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_슬기로운 호스피스 라이프
마음을 푼다는 것은 뭘까? 얽힌 마음을 스스로 풀고 맺힌 마음을 보살펴 안아주는 것은 대단한 마음의 능력인 거 같다.
마음이 엉켜있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쏟아내기보다
스스로 대화를 먼저 하는 순서가 안전하다. 나 이외의 것에서 풀리기를 풀어주기를 기대하거나 습관처럼 바라는 것은 자신을 아끼는 태도가 아니다.
어떤 마음에 사로잡히면 감정이 맺히고 마음이 굳어진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생각을 채우기보다 주의를 바깥으로 쓰는 것. 내 마음을 풀기 위해 또 누군가의 마음의 풀어짐을 위해 내가 요즘 의도적으로 한 것들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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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비신자 교리 공부
7월 21일 홍제동 성당에서 예비신자 입교식에 참석했다.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님의 본당으로 신부님께서 청와대 축성 다녀온 얘기를 미사 중에 하셨다. 가문의 영광이란 무엇인가 생각했다.
그날 성서 중 마르타 성녀 이야기를 읽고 들었는데 전날 정읍에 있던 마르타 엄마의 성물을 모시고 온터라 더욱 의미 깊게 다가왔다. 마르타 성녀 이야기는 정말 엄마 같았다.
2.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방문
6~7월 아빠 병상 곁에 함께 계셨던 마지아 수사님께서 8월 2일에 선종하셔서 토요일에 성북동에 자리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에 다녀왔다.
아빠 덕분에 종교적 생활 중이다. 옷은 다르지만 그간 나의 수도 생활에 비추어 더 많은 일체감을 느낀다. 남성 사제들의 삶의 공동체를 경험하는 특별한 순간들이 선물 같았다.
8월 1일 옮긴 일산백병원 호스피스 병동에는 맞은편 환우 분 따님에 레지오 팀장님이셔서 아빠와 나를 위해 기도해주신다고 하셨다. 어디서든 은총이 함께 하고 있구나.^^
3. 좋아하는 음식 공양
아빠의 요즘은 알맹이 있는 음식을 거의 못 드신다. 식사는 모두 갈아서 나오는 치료식이다. 갈아 만든 사태찜이나 조기조림 이런 게 너무 참신해서 며칠 전엔 함께 웃었다.
몸에는 무용한 줄 알지만 마음으로 좋아하시는 곰탕이며 과일즙을 간식으로 드시도록 사가는 중이다.
한 숟가락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배워간다.
4. 아빠의 여사친
어제는 아빠의 여자 친구(여사친)와 아드님이 다녀가셨다. 너무나 기뻐하셨고 이야기도 많이 하셨다. 마음이 스르륵 풀렸다. 아드님이 일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십수 년을 요양병원 생활을 할 때, 인천에서 만나셨다고 한다.
은행이며 깨, 감을 아버지께 사면서 연결을 자주 하셨고, 아빠가 미국으로 코스 갈 때는 같이 가자고도 하셨다고 한다. 두 분의 깊은 우정을 만나니 경이롭고 좋았다.
매일 기쁜 만남과 방문들이 그저 귀하다.
임종을 앞둔 이의 마음을 풀기 위해 그 주변 가족들에 대한 이해도 해야 한다. 가족들의 여리고 취약한 부분들을 내가 다 알지 못해 헤아리는 게 실패할 때도 있다. 그 실패는 귀한 실패이다. 사랑과 연결하기 위해 많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지만 기꺼이 이 여정을 함께 하는 것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