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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희 Dec 27. 2020

논산일기_ 꽃비원홈앤키친

20201227  새해 달력과 송구영신

#꽃비원홈앤키친


코로나로 식당 영업이 잠시 중단되었다. 모처럼 만나러 가는 길, 늘 음식을 지어주는 이들에게 나도 요리를 해 대접하고 싶었다. 아침에 연근과 은행을 넣어 미역국을 끓여 그릇에 담아 싣고 연무로 운전해갔다.


정+오 부부와 알게 된 지 100일 즈음 시간이 흘렀다. 묵묵하게 자신들의 삶을 그려가는 힘 있는 사람들. 그 힘을 사람들과 잘 나누는 좋은 어른이들. 잠시 들러도 깊은 환대를 경험한다.


예쁜 내년 달력들도 함께 보고, 아들 원호의 레고 작품과 그림책도 보며 웃었다. 가져간 미역국에 들깨가루를 넣어 떡국을 끓이는 센스 오 셰프. 맛 좋게 익은 김장김치와 배추전을 곁들여 푸짐한 점심 상에 둘러앉으니 흥이 난다. 후식으로 화지시장 찹쌀떡과 양평 수제 캐러멜, 제주 과즐까지 저녁까지 배가 부르다.


2020년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다음 주면 새해로 접어드는 시점, 올 한 해를 딱히 회고한 것도 아닌데 함께 차 마시고 음식을 만들어 먹은 것으로도 새해를 맞이할 기운이 솟는다. 이 친구들에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고마운 마음이 나를 키운다. 지금껏 그런 욕심이 나를 크게 했구나 알게 된다.


외풍이 있다고 하니 챙겨준 열풍기와 딸기 수제 맥주를 싣고 시민공원에서 균을 만나 대추차 한 잔하고 헤어져 산책을 했다. 오늘 처음 발견한 열린도서관 구경도 잠시. 일요일이 풍요롭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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