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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희 Jul 26. 2021

부여 궁남지 연꽃향기 산책

여름휴가 이야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4482/clips/60


"연꽃이 그렇더라고 ~ 도시에 사는 우리가 연꽃을 보러 가려면 강렬한 해를 맞이해야 해서 ~ 매년 놓치게 돼."

B언니의 표현이다.

충남도 매일 폭염 경보가 가득한 가운데 조금 일찍 나서서 궁남지로 출발했다. 개화 시절, B언니의 말대로 타는듯한 햇살아래 우아하게 피어난 연꽃 향기가 마스크 사이로 스민다. 궁남지는 국내 최대의  연꽂정원 답게 다양한 종류의 연꽃이 만개했다. 아침부터 찌는 날씨지만 걷다 보니 몸도 마음도 신이 난다. 잠시 오디오클립도 녹음하고 그리 머지않은 규암면으로 향했다.



자온 길을 조금 걷다가 배가 고파서 문을 연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름은 영일루, 중국집 같지만 해장국이 주메뉴다. 덜 매운 메뉴 소머리국밥을 시켰다. 밥도 너무 좋고, 김치가 일품인 집이다. 유산균이 가득 느껴지는 아주 잘 익은 맛에 또 올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좋다. 그곳에서 인스타를 통해 십수 년 전 직장 후배와 연결이 되었다. 마침 부여로 이사를 왔다는 소식을 접했던 터라 언제 한번 만나자는 소식을 주고받은 사이. 어쩌면 오늘 규암으로 넘어간 것은 그 친구가 사는 동네라서 미리 답사 겸 차를 운전해본 무의식의 지시였는지도 모르겠다.


자온길의 변화가 느껴지는 사진관 종료 문구

아이를 등원시키고 커피를 한잔 하던 차에 인스타로 연결이 되어 밥집으로 찾아온 후배, 우리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만났다. 왠지 모를 찡함. 소머리 국밥은 무척 맛있었고, 목으로 넘어가는데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느껴졌다. 소머리국밥을 두고 한참으로 얘기하다가 후배의 집으로 초대받아 이동했다.



단출한 시골 농가를 구입해 세식구가 부여로 이사한 용기 있는 그녀. 출판 편집자이자 작가, 엄마, 아내로 변화한 모습, 20대의 맑고 뽀얗던 모습에서 조금 성숙해졌지만 여전히 예뻤다. 라떼 공감하는 이야기 등등 한참을 수다하고 아깽이랑 놀다가 이야기 짬짬이 월요일의 바쁜 살림 일정을 해결하는 그녀의 시간을 느끼면서 논산으로 이동했다.



부여에서 논산으로 오가는 도로에 사비성 구조물이 있다. 그곳을 지날 때면 백제로 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아침 드라이브와 산책, 만남을 풍성하게 선물 받고 카페 489-11로 향했다. (집은 에어컨이 없어서 낮이 너무나 덥기에) 토마토 주스를 시켜놓고 잠시 논 뷰 테라스를 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곳. 휴가기간 이런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지난 주말에는 폭서를 뚫고 논산 집에서 풀타임으로 온라인 워크숍에 참여했다. 에어컨 없는 집에서 낮 시간 보내기 대 훈련 및 의식 확장을 위한 마스터 임파워먼트 프로그램. 무사히 마칠 수 있어 뿌듯. 쓰담~^^(사실 선풍기로도 견딜만한 시간이었다) 이번 여름휴가 기간은 조용히 논산 집에서.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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