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일정이 없는 주말 아침에는 맨발 걷기를 하러 다녀오곤 해. 지금 살고 있는 경기도 군포 수리산에는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황톳길이 있어. 중앙도서관이 가까워서 책을 읽고 부추비빔밥을 먹고, 저녁 맨발 걷기 하는 일정은 최애 코스. 자연은 나에게 늘 큰 스승이지. 산을 좋아해. 20대에 틈만 나면 산으로 갔어. 지리산, 월악산, 덕유산, 설악산, 북한산…큰 나무 아래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엔 디즈니 만화를 TV에서 보는 게 특별한 일정이었어. 그렇게 자라서일까? 모모, 빨강머리 앤, 어린 왕자, 스누피, 곰돌이 푸 등 귀여운 현자들의 영향력도 상당하지.
한 학급이 50명 가까이여서 콩나물시루 같았던 국민학교를 다녔어. 그 시절 우리에겐 스피커에서 나오는 그윽한 ‘명상의 시간’ 성우의 목소리와 음향이 정신적 훈련을 가르쳐준 첫 선생님이었지.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 순간이 생생한 것을 보면 상당한 영향력이야. 그런데 그 성우 목소리가 전설의 고향 후반 해설해 주는 성우와 목소리가 비슷하다는 것이 웃음 포인트.
스무 살부터는 다음 카페가 내 인생의 아주 중요한 무대였어, 그곳에서 음악, 춤, 여행 동호회를 통해 지금의 내 주변의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만났거든. 20년 이상 춤을 추고, 글을 쓰고, 명상을 할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해줬지.
물론 사랑하는 스승님들도 빼놓을 수 없어. 2001년 죽산에서 춤 명상의 세계를 열어준 무용가 홍신자 님, 2002년 인도 배낭여행을 다녀와서 연결된 요가 선생님 이태영 박사님, 2003년 깨달음의 장에서 뵈었던 법륜스님, 유수 스님, 보수 법사님, 2008년 구르지예프 무브먼트와 오쇼의 가르침을 전해준 달마 풀라님, 2013년부터 시작된 Harry와 Avra, 한국인 트레이너 일루 님까지 내 인생은 큰 행운의 연속이었어.
지금까지 겹겹이 겹겹 연결된 사랑과 인내, 그리고 확신과 명료함이 참 좋았어. 멋진 스승과 함께했던 시간은 내 인생의 큰 자산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