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우울의 노래를 들어보자
우울이라는 녀석이 시시때때로 내 마음에 찾아와서 머물 때, 그럴 땐 어떤 무기를 써야 말끔하게 무찔러 버릴 수 있을까.
우울함의 이유와 깊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난 우울함을 모아 꽤나 강한 비밀번호를 걸고, 마음속 깊은 바닥으로 던져두고 방치하는 방법을 택하곤 했다. 그렇게 쳐다보지 않고 무시하고 방치하면, 당장은 내가 수면 위로 올라와서 숨도 쉴 수 있고, 웃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힘들고 어려운 감정이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내 마음에 우울이라는 녀석이 오늘도 들이닥쳤고, 이번엔 우울한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해보는 방법을 택해보기로 했다. 이럴 때 듣는 노래는 너드커넥션. 무한 반복하고 있는 노래는 '천천히 완전히 영원히'. 너무너무 우울해지는 가사를 매력적으로 노래하는데, 노래 가사가 이러하다.
"삶이란 건 알다가도 모르겠죠.
알아요 나도 수없이 해봤어요 노력이라는 걸 말이에요.
근데 가난한 나의 마음과 영혼이 이제 그만해도 된대요.
스스로를 갉아먹는 나의 밤이 날 다 먹어 치울 때쯤
난 당신의 기억 속에서 조용히 완전히 영원히 사라지길"
- 너드커넥션 '조용히 완전히 영원히'
와, '스스로를 갉아먹는 나의 밤이 날 다 먹어 치울 때쯤' 이라니...
이런 가사는 대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나오는 걸까. 마음의 화살이 자꾸 나를 향할 때, 이럴 때 이런 표현만큼 차분하게 가라앉다가 없어질 것 같은 이 마음의 상황을 잘 묘사할 수 있을까. 내가 나에게 먹히는 건 너무 슬픈 일인데.
오늘만 바닥에 머물다가, 내일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야지.
https://www.youtube.com/watch?v=W25_xvZWK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