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마법의 시작이자, 소통의 기본
"저는 저희 대표님이 너무 좋아요. 마주칠 때마다 직원들에게 격 없이 말을 건네고, 고민도 잘 들어주고. 타운홀에서 많은 걸 솔직하게 공유하고요. 그리고, 면접도 얼마나 재미있었냐면요. (...) 회사가 이런저런 문화도 있는데, 이게 사실 대표가 이러저러해서 그렇고요, 정말 좋아요."
어찌어찌해서 처음 만나게 된 주니어였다. 스타트업으로 이직 한 지 4개월이라고 했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으로 그야말로 꽉 차 있었다. 직원들이 선물한 티셔츠를 입고 행복해하는 대표의 사진을 보여줬다. 오가는 말에서 이 사람이 진심으로 회사를 좋아하고, 대표를 존경하고, 일에서 의미를 찾고 있구나 싶었다.
너무 오랜만이었다. 창업자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 몰입하고 있는 사람. 알게 모르게 주변으로 그 바이브를 퍼뜨리는 사람.
스타트업은 대개 그런 걸까.
그간 내가 경험하고 좋아했던 스타트업은 대체로 바이브가 딱 그렇긴 했다.
몇 년 전 에이전시에서 일할 때, 어떤 스타트업을 담당했더랬다. '업'에 진심인 회사였고, '사람'에 진심인 파트너였고, 그 마음을 전하는 '일'에 한치의 망설임이 없는 이들이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진정성'. 나의 다음 커리어가 스타트업이어도 좋겠다는 생각은 이때 시작 됐다.
생각은 곧 기회로 이어져, 어떤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얼핏 보면 철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격 없는 소통을 좋아하던 창업자가 있었고, 그런 대표를 따르는 직원들의 에너지가 있었다. 본질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곳이었고, 공허함이 남는 일이 아니라 의미를 만드는 일을 하는데 자부심이 있는 팀들이었다. 결국에는 '일에 대한 애정만큼 유능한 스승은 없다'라는 말을 이해하게 만들어 준 곳이기도 했다.
우연히 만난 이의 '반짝이는 눈빛'으로 충만해져 있는데, 마침 전에 스타트업에서 같이 일했던 이에게 카톡이 왔다. '회사 창업자와 일에 대한 애정을 스승'으로 삼아 달렸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려 '스스로 타오르는' 사람의 대표주자라 할 만한 이였다.
"민희 님, 이거 좀 보세요. 생각의 흐름이 좀 길긴 한데, 이러쿵 저렇쿵~~"
그녀는 참 여전했다. 스타트업스러웠다. 어떤 것이든 진심으로 바라보는 것도, 이를 그대로 전달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말이다. 진정성 있는 사람, 열정과 열망이 있고 진취적으로 앞으로 나가는 사람. 어디서든 의미를 찾고 즐거워하는 이들. 이들과의 만남은 그것이 한 번으로 끝나든, 길게 이어지는 인연이든 큰 행운이고 행복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일에는 언제나 진심이 필요한 법.
내 경험을 나눠 주러 간 길에서, 오히려 기본을 배우고 돌아왔다.
적어둬야지, 오늘의 키워드. '진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