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사노네 Bressanone-Brixen에 숙소를 정하게 된 건 숙박비 때문이었는데결과적으로는 참 잘한 선택이었다.
Puez-Geisler/Puez-odle 산군을 걷기 위해서는 산타 막달레나 Santa Magdalena가 가까운데 그런 만큼 비싸서 버스로 이동이 가능한지를 알아본 후 브레사노네에 숙소를 정했다.숙소에서 트래킹 시작점인 Zannes까지는 버스로 50분 거리여서
그냥 그 정도는 버스 타고 다녀도 되겠다 싶었는데
실제로 버스가 무료인 데다, 쾌적하고, 중간에서 타는 사람들은 종종 서서 가야 하는데브레사노네에서 타면 텅 비어있어 항상 좋은 자리에 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보노라면 지루한 줄도 모르고, 오히려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Zannes가 버스의 종점인데, 이곳이 Adolf Munkel Trail 등 많은 트레일의 시작점이어서
아침마다 고민할 것도 없이 그저 버스시간에 맞춰 정류장에 나가 버스를 타고 하염없이 창밖 풍경을 보다가 내리면 표지판을 보고 그날 걸을
트래일을 정하곤 했다.
초입에 있는 Zannes alm(alm은 산장을 말하는데 alm, malga, hutte, rifugio 다 같은 뜻이다)에선식사를 하거나 산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항상 화장실은 개방해 두기 때문에 트래킹 전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트래일에 대해 물어보아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돌로미테의 산장들은 화장실을 항상 개방해 둔다. 간혹 산장에서 음식을 먹지 않고화장실만 이용할 경우 0.5유로 정도의 도네이션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이 조차도 대부분은 각자의 양식에 맡기고 있다.
돌로미테에선 어딜 가나 산장이 있어서 먹을 걸 싸가지고 다닐 필요가 거의 없다.산장의 식사는 산속이라고 해서 도심보다 비싸지 않고,가격차이도 없을 뿐 아니라 맛있기까지 하다.
물론 아주 가끔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산장의 경우 조금 비싼 경우도 있지만그렇다고 해서 음식의 퀄리티까지 양보하지는 않는다.
어디나 거의 음식의 퀄리티가 좋은 편이고, 다양한 메뉴와 디저트 등을 즐길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산장은 차량 진입이 가능해서 그런지 음식도 풍성하고 맛있고평균적인 이태리 물가에 비교해 비교적 싼 편이다.
브레사노네의 숙소는 부킹닷컴에서 예약했는데 욕실이 달린 싱글룸을하루 40유로에 예약했다.
돌로미테엔 가족단위로 장기숙박하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 형태의 숙소가 많은데내가 있는 곳도 그런 곳 중 하나. 난 싱글룸이라 주방은 없고작은 탁자 위에 커피포트와 접시 몇 개만 있었다.
조식은 걸어서 1~2분 거리의 근처 호텔에서 15유로에 아침뷔페를 먹을 수 있었는데꽤 훌륭했다.
집에 있을 땐 원래 아침은 안 먹고 식사양도 적은 편이지만 여행 중엔 특히 아침을 엄청 많이, 든든하게 먹는다.
생존본능이기도 하고, 배가 든든해야 걷다가 혹여 점심을 거르거나 늦게먹게 되더라도 안심이 되고, 시간적으로도 자유롭고 편하다.
어차피 15유로나 냈으니 본전은 뽑아야...ㅋ
조각과일 듬뿍 넣은 요구르트 두 사발, 오렌지 주스 2잔, 커피 한 포트, 달걀 스크램블,과일, 햄과 치즈를 얹은 빵 한 조각을 가져다가 천천히 배를 채운다.
오늘은 트래킹 첫날. 워밍업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걷기로 한다.
버스를 타고 plose산으로 가서 푸니쿨라를 타고 La Finestera까지 10여분을 올라갔다.
내리자마자 옆에 있는 Plosehutte/Rifugio Plose 에서 우선 화장실부터 다녀온 후 info에서 지도와 트레일 정보를 얻어 7번 트레일을 따라 한 시간 남짓 걸어 올라가 플로스 산장 Rifugio Plose에서시원하게 맥주 한 잔~
여기서 30분 정도 더 가면 또 다른 산장이 있고, 여기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버스 타는 곳까지 내려갈 수 있다지만 이곳 산장은 케이블카와 함께 내일부터 오픈한다.
돌로미테 산장들은 대략 6월 15일을 전후한 케이블카 운행시작에 맞춰 오픈하는시기들이 약간씩 다른데, 걷다 보면 어느 산장이 열렸고, 어느 산장은 아직 닫혀있는지를알려주는 표지판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내가 브레사노네에서 오르티세이, 코르티나 담페초로 코스를 잡은 것도 코르티나 담페초의 산장들, 특히나 로카텔리 산장이 가장 늦은 6월 말에나
열리기 때문이다. 대략 6월 15일을 전후해서 오르티세이에 가면 거의 모든 케이블카나리프트가 오픈하기 때문에 여행하기 좋고, 아직은 성수기는 아니어서 적당히 붐비는 정도여서나처럼 시간이 자유로운 사람들은 6월 여행을 권하고 싶다.
물론 성수기가 지난 8월 말에서 9월도 좋겠지만 6,7월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고, 때로는 바람결에 은은한 꽃향기가 실려오는 돌로미테는 정말 매력적이다.
돌로미테를 안 다녀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정말 실감 날 만큼 돌로미테의 매력은 무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