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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혜경 Aug 03. 2023

돌로미테.. 그 한 달간의 기록

돌로미테 4일 /브레사노네 넷째 날 / 23.06.11

Adolf munke trail 한번 더~

Zannes - Gampen alm - Geisler alm - Zannes


어제 산장에서 오는 내내 비가 세차게 내렸는데 버스에서 내리니 이곳은 비가 온 흔적도 없더니 저녁에는 이곳에도 비가 쏟아졌다.


오늘은 왕복 6~7시간 걸린다는 Tullen summit을 걸으려다가 10시 30분에 버스에서 내려 걷기엔 무리일 거 같아 망설이다 adolf munkel trail을 한번 더 걷기로 했다.


어제 한번 걸었으니 잘 찾아가겠지 하는 바람은 처음부터 어긋났다.

초입부터 엉뚱한 길로 들어선 것.  역시나 나의 불치의 길치감각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ㅠㅠ

물어보니 이 길로 가면 Gampen alm이 나오고, 거기서 한 시간쯤 가면 Adolf munkel trail로

연결된다고 했다.


별 기대 없이 심드렁하게 걷는데 조금 지나니 야생화가 가득한 목초지를 따라 걷는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다.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마주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걷다 보니 Gampen alm.

주스를 한 잔 마시고 다시 Munkel weg로.

한참을 걸으니 어제 독일인 모자가 길을 알려주었던 바로 그 지점이 나타났다.

커다란 바위 위에 Adolf Munkel Trail이라 쓰인 현판이 붙어있는..


여기서부터 다시 좁고 예쁜 길을 따라 한 시간여를 걷다가 표지판에 표시된 대로 가다 보니 아무래도 어제 걸었던 길이 아니다.

다시 되돌아와 물으니 지도를 가지고 있던 남자가 내가 가던 길이 맞다고 확인해 준다.

다시 그 길을 또 한참 가다 보니 아무래도 어제 걸었던 길이 아닌 것 같아 다시 돌아와 그 옆 길로 가는데 어떤 남자가 내게 뛰어오더니 두 길 모두 Geisler alm으로 가는 길이 맞는데, 내가 가던 길은 곧장 이어지고, 어제 갔던 길,

즉 내가 지금 가려고 하는 길은 5분쯤 더 걸린다고 알려주고 간다. 고맙게도..


어제 Geisler alm 직전에 Malga Casano가 먼저 나타났는데 주인이 아파서 17일부터 오픈하기 때문에 지금은 닫혀있다고 독일인 모자가 내게 알려주었었다. 거길 지나자마자 바로 아래 Geisler alm이 나타났고..



밥을 먹고 산장 위쪽에 놓여있는 벤치에 누워 쉬는데 또 비.. 다들 산장 안으로 대피했다.

어젠 우박만 이십여분 내리고 그쳐서 내려올 땐 괜찮았는데 오늘은 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판초를 뒤집어쓰고 내려갔다. 한 시간 내내 비가 쏟아지더니 다 내려오니까 해가 쨍! 하고 났다.

그래도  어제 걸었던 길이라 익숙하고, 구글맵도 작동이 되어서 안심이 되었다.



돌로미테의 산장에는 어디나 이런 어린이 놀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대자연속에서 자연을 맘껏 누리는 아이들이 너무 부러웠다.  오른쪽은 토마토 리조또. 산장이어도 한껏 멋을 부렸다.

엊그제 브레사노네에 도착해서 구글 날씨앱을 켜니 일주일 내내 흐리고 비라고 떠서 황당했는 데 있어보니 비가 온다고 해도 잠시 뿌리고는 바로 파란 하늘을 보이며 햇살이 비추거나 아님 전날까지는 흐리고 비가 올 거라고 했는데 다음날 앱을 켜면 바뀌었거나 그래서 걷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워낙 깊은 산중이라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거라 그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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