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너무나 고생을 해서 오늘은 좀 느긋하게 움직이기로 했다. 아침에도 조금 늦게 일어나 조식도 여유롭게 천천히 먹었다. 나.. 제정신 맞나... 아직도 멍하다.
숙소에서 지름길로 십 분 정도 걸어 내려오면 바로 알페 디 시우시 Alpe di Siusi 케이블카 스테이션.
케이블카를 타고 알페 디 시우시로 올라가 이번엔 살트리아Saltria 쪽으로 걸었다. 초원의 편안한 길이라 천천히 음미하듯 걸었다.
산장에서 라즈베리 주스와 마카로니로 점심을 먹고 Monte Pana까지 30분, 다시 Monte Pana 케이블 스테이션까지 1시간을 걸어 체어리프트를 타고 산타 크리스티나로 내려왔다. 걷는 내내 Sasso Lungo와 Sasso Piato가 나란히 바라다 보인다. 알페 디 시우시엔 산악자전거가 엄청 많이 다니는데, Monte Pana 케이블 스테이션 근처엔 산악자전거를 빌려주는 곳도 있어서 여기선 산악자전거를 타보는 것도 괜찮겠다.
하긴 아까 우리나라 젊은 커플이 산악자전거를 타고 가길래 인사를 나눴었다. 알페 디 시우시에서는 걷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몇몇 만났다. 워낙 경치가 아름다운 데다 길이 평탄하고 아주 완만한 경사라 케이블카로 올라와 가볍게 걸으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까... 오늘 하루는 그저 가볍게 3시간.
체어리프트를 타고 산타 크리스티나로 내려가 버스를 타고 오르티세이에 도착하니 일요일이라 가려던 피자집도 닫았고, 지나는 길에 보이는 카페에서 부르스케다와 맥주, 아이스크림으로 배를 채우고는 수영장으로 갔다.
Mar Dolomit 수영장.
돌로미테가 보이는 사방이 유리창으로 된 수영장에서 그저 몸을 담그고 밖을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