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티세이에서 350번 버스를 타고 치암피노이 Ciampinoi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후 걸어서셀라패스 Passo Sella로 가려는데 길이 별로다. 아님 다른 길이 있는데 내가 길을 잘못들었나 싶기도 한데, 내리막인데 공사 중인 곳도 있고 트래킹 하기 좋은 길은 아니어서 한 시간 정도 걷다가 차도가 보이길래 차도 쪽으로 걸어 나가서 셀라패스로 가는 471번 버스를 탔다.
셀라 패스는 우리나라로 치면 옛날 한계령 같은 좁고 꼬불꼬불한 언덕길.
도로는 딱 왕복 2차선이어서 곡선도로에서 차가 양방향에서 서로 마주치면 서로 비껴주어야 할 정도로 도로 폭에 여유가 없어서, 병목현상이 났을 땐
버스와 맞은편 승용차 대열이 십 분이 넘도록 서로 대치한 채로 꼼짝을 못 하다가 결국은 교통경찰이 와서야 겨우 차가 움직일 수 있었다.
낮시간이라 그 큰 버스에 승객은 달랑 나 혼자.
맞은편은 페라리, 포르셰 오픈카들이 주욱 늘어서 있고.. 그 비싼 명품 오픈카들이 나 혼자 탄 버스 때문에 못 움직이고 있는 걸 보면서 왜 그리 재밌던지.. 오르티세이에선 세계적 명차들을 정말 많이 봤는데, 생전 구경도 못해 본 차들도 많고오픈카가 특히 많은데, 이렇게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이라면 오픈카를 탈 만은 하겠다.
하지만 그럼 뭐 하나.. 이렇게 차가 막히고, 속도도 못 내는데..알토 아디제에 속한 브레사노네, 오르티세이, 산 칸디도 등에선 승용차 사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모든 관광객들에게 무료교통카드를 주는데 이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반면 베네토 주에 속한 코르티나 담페초에서는 교통카드를 제공하지 않아버스비를 내고 다녔고, 버스루트등 시스템 자체가 불편해서 대중교통으로 다니기에 불편하고, 대중교통으로는 갈 수 없는 곳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가는 곳마다 주차장 주변 몇백 미터까지도 차가 도로에 주차되어 있었다.성수기엔 승용차 통행을 제한하는 곳도 있을 정도라니 교통체증이 심각하다는 얘기..
무릎이 괜찮았다면 sassolungo loop trail을 걸었을 테지만 지금은 무리하면 안 될 것 같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싸쏘룽고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1~2인용으로, 서서 타고 올라가는 통모양의 작은 케이블카인데, 케이블카가 속도를 줄이 지를 않고 계속 움직이는 거라문을 열어주어 잽싸게 올라타면, 밖에서 문을 잠가주는데, 십분 넘게 바람에 흔들리면서 꼭대기까지 올라가면서 보니 버팀대들이 작고 좀 부실해 보여 사실 좀 내내 불안하고 무서웠다.
이 높고 좁은 산꼭대기에도 어김없이 산장이 있었다.밖은 눈이 내 키만큼 쌓여있고 패딩과 재킷을 꺼내 입어야 할 만큼 추워서 테라스에선 경치만 구경하고 산장 안으로 들어갔다.
미네스트로네 수프와 카푸치노를 주문하고는 싸가지고 온 크로와쌍과 삶은 달걀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가 케이블카와 반대 방향에서 사람들이 올라오기에혹시나 걸어서 내려갈 수 있는지, 내려가면 어딘지를 물으니, 올라오는 건 그나마 괜찮은데 날씨도 안 좋고 눈도 간혹 덮여 있다며 내려가는 건 권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버스를 타고 Seilbahn Plan de Gralba (Pana de gralba)에 내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Piz Seteur로 올라간 후 거기서 5분 정도 걸어가서 체어리프트를 타고 Gran Paradiso에서 내리니 여기서 Passo Sella까지 걸어서 20분이라 나와 있고,걷는 걸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걷기만으로 Piz. Seteur, GranParadiso,Sassolungo를 다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 놓았다.
그러고 보니 passo sella에서 굳이 버스 기다려서 타고 plan de gralbe로 올게 아니라 그냥 걸어와서 여기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면 되는~
아침식사 때 만난 현주 씨와 정은 씨가 얘기한 게 바로 이거였구나..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안내판을 보니 plan de gralba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Piz Seteur로 올라가서 4분 정도 걸어 다시 체어리프트를 타고 5분 정도 올라가서21분 걸어가면 Passo Sella. Passo Sella에서 그 통모양의 미니 케이블카를 타고 싸쏘룽고 RifugioToni-Demetz까지 15분. 그런 다음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셀라패스로 내려와 버스를 타고 다시 오르티세이로 가면 되는 거였는데 난 그 반대방향으로 움직인 셈.
할 수 없이 트립어드바이저를 검색해서 Toronda에 와서 크리스피 마르게리따 피자를 시켰더니
우리가 생각하는 그 얇은 피자가 아니라 두툼하고 바삭한 도우에 토마토소스가 듬뿍 올라간 피자.
난 얇고 바삭한 피자를 기대했는데...
어제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며 만나 이틀 동안 같이 아침을 함께 한 현주, 정은씨네가 떠나니 이상하게 허전하고 살짝 우울하기까지 하다. 그 전날에도 식당에서 마주쳤는데 난 그 둘이 중국인이라생각했고, 그들은 내가 일본사람인 줄 알고 서로 모른 척하다가 어제 우연히 옆 식탁에 앉아 식사하다가
서로 한국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합석을 하게 됐는데, 둘 다 나보다 나이가 한참 아래인데도
어찌나 얘기가 잘 통하던지 조식타임이 끝날 때까지도 정신없이 같이 수다를 떨었다.
돌로미테에 그리 오래 있지는 않고 며칠 머물다가 스위스로 갈 건데, 오기 전 돌로미테를 다녀온
분을 찾아가 도움을 받아 미리 다 일정을 다 짜서 프린트까지 해가지고 와서 계획대로 다니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게 monte seura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주었었다.오늘 그들을 보내고 나도 그들이 말한 일정을 어렴풋이 기억해 내고 검색해서 찾아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