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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호 Nov 18. 2022

2022 시흥시 청년공간 간담회



2022년 11월 15일 시흥시 청년협업마을에서 청년공간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청년 협업 단원의 한 명으로 참여했었는데요.


이런 간담회를 가보면 아무래도 공무원 분들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늘 하는 이야기가 홍보더라고요. 이번에도 똑같이 홍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청년 공간의 홍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지금의 청년공간은 낡은 터미널 앞 오래된 식당 같은 생각이 듭니다. 뭔가 메뉴는 많은데 막상 맛있는 것은 없고 또 내가 먹고 싶은 것은 팔지 않는 그런 식당 말입니다.  그런 공간은 보통 배고픈 사람들이 와서 밥을 먹긴 하지만 다시는 찾지 않죠. 


청년공간은 기존에 없던 공간입니다. 어떻게 보면 혁신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 공간의 운영은 '하던 대로' 합니다. 말과 소가 다니던 도로에 자동차가 등장했는데 기존과 똑같이 운행한다면 자동차와 말이 다른 게 뭐가 있겠습니까.


공무원들은 왜 그렇게 홍보에 매달리는 걸까요? 제가 감히 추측해보자면 실적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홍보가 필요하다는 말에서 그 전제는 좋은 정책입니다. 제품이 좋지 않은데 홍보만 열심히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런 상황 속에서 단순한 방문자 숫자만 늘린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청년들은 왜 청년 공간을 요구하는 것일까요? 처음 청년 공간을 요구할 때 '청년들은 갈 곳이 없어 카페에서 만납니다. 우리 청년들이 맘 편하게 만나고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라고 했었는데요. 지금의 청년 공간은 너무나 불편해 차라리 근처의 카페가 더 편하다는 청년의 목소리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다시 간담회로 돌아와, 저는 이번 시흥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저는 청년들이 만드는 작은 행사를 제안했어요. 


결국 어떠한 곳에 누군가를 불러오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관은 너무 크고 무거워 재미있는 것을 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러니 청년들이 가서 무언가 재미있는 것, 신나는 것들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공간에서 청년들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되고 재미있는 것들을 하러 공간에 오게 되면 다양한 정책들을 전달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되겠지요. 


지금 청년공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하는 곳도 있습니다. 늘 하듯 업체를 통해 그런 프로그램을 돌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홍보에 대한 고민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역 청년들에게 조금씩 예산을 쥐어주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에 사는 친구들과 무엇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공간이 가진 역할이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정책의 전달체계로써의 공간, 또 하나는 청년들의 커뮤니티로써의 공간이요. 특히 두 번째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지는 청년들이 지역, 학교,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만들어 왔지만 과거와 빠르게 단절되어 가는 지금의 현실에 있어 그런 모습이 많이 약화된 것 같습니다. 


핵가족이 되면서, 학교가 효율과 경쟁을 추구하면서, 전세 계약에 맞춰 지역을 떠도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커뮤니티가 많이 사라졌죠. 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귀지만 사실 그 온라인 친구들과 직접 만나는 경우는 잘 없죠. 혹은 만나더라도 그 연결고리가 많지 않다 보니 금방 멀어지는 경우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그것을 만드는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고독해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절대 홀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청년들은 홀로 살이로 내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청년의 고독 생이 생기고 결국 고독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그런 고독한 청년들을 찾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개인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공공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면 하는 바람이 생기게 됩니다. 마침 청년공간도 생겼으니 그 공간을 통해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그리고 그 외로운 청년들이 올 수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아무것도 아닌 모임과 축제가 계속해서 생겨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친구와 만나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술을 마시듯 그 친구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청년공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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