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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삶, 편식은 나빠!

#14

by 복지학개론

제때에 다양한 식품들을 골고루, 자신의 체중과 활동량에 알맞게, 싱겁게 그리고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즐겁게 먹는 것, 바로 올바른 식습관이다.

이유식을 때고 보편적인 식사를 할 때가 되었을 때부터 부모는 자녀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알려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육류와 채식을 함께 병행하며 부족한 영양소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성장발육에 올바른 식습관은 매우 중요하고 훗날 성인체가 되어도 어렸을 적 식습관은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는 게 매우 중요하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만 먹으려 고집을 부린다.

처절한 생존싸움이 부모와 자식 간에 벌어지게 되는데...

부모 욕심은 애들이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다 먹었으면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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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불렀지?!"




큰 아들은 돌이 지나기 전까지 엄청난 식욕(?)을 자랑하며 속히 금복주 같은 모습이었다.

금복주라고, 배 엄청나 오고 뚱뚱한 아저씨처럼 비슷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한때 아주 잠깐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저렇게 많이 먹는데 돈을 얼마나 벌어야 하지?"

정신 나간 생각이었지만 그만큼 많이 벌어야 많이 먹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두 돌이 지나고나서부터 살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홀쭉해지고 얇아져만 갔다.

대신 그 살들이 키로 갔나 보다.

그렇게 큰 키는 아니지만 또래 애들과 비교했을 때 중간 이상의 키는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자기 의사 표현하면서 근래에는 빠짝 마른 자신이 싫었는지 살을 찌겠다며 열심히 먹고 있다.

문제는 갑자기다.

갑자기는 또래 애들보다 발육상태가 무척 좋다.

성장검사에서 늘 1등급을 받을 만큼 우람한 체격에 출중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다.

우리 집이 통뼈 집안이라 아버지를 포함해 나, 갑자기까지 뼈 자체가 튼실하다.

골격 자체가 두껍다 보니 예상외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슬픈 상황도 있지만, 천성이 이러한 걸 누굴 탓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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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유전자 집안"



식사에 관해 우리 부부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고기만 찾는 애들 때문에 먹는 음식이 한정적이다.

만일 야외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경우, 수많은 식당 간판 중에 제일 먼저 찾게 되는 식당은 고깃집이다.

어느 집이 가장 육질이 좋은 고기를 파는지, 어느 집이 고기와 함께 먹을 기본반찬이 육류 위주로 나오는지를 찾아야 한다.

채소? 그게 뭐야?

애들은 입에 안 댄다. NEVER!

고기도 한두 번... 세네 번 먹어야 맛있지, 이건 매 끼니가 고기이다 보니 그나마 고기를 좋아하는 나는 괜찮게 먹지만 집사람의 경우 무척 괴로워한다.

둘째, 식탁에 고기반찬이 없으면 식사를 거부하는 애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큰 아들의 경우 살을 찌우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두부, 나물류(콩나물, 시금치 정도)를 살짝 먹는다.

갑자기는 채소를 일절 먹지 않는다.

혹시 몰라 잘게 잘라서 밥에 비벼 먹여보려고 하면, 갑자기만의 특이한 행동이 일어난다.

"킁킁... 킁킁..."

"쟤 뭐 하는 거야?"

"냄새 맡잖아."

"냄새?"

존엄한 존재이자 직립보행을 하며 인류를 건설한 인간인데, 음식을 먹을 때 미각이 우선이 아닌 후각이 우선이다.

후각으로 우선 자기가 싫어하는 재료를 선별하는 놀라운 녀석이다.

만일 채소의 냄새가 나면 즉각 숟가락을 집어던진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킴(김)!"

아차, 채소를 전혀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구워서 기름이 발라짐 김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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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 채소 맞잖아..."



굽지 않은 김이나 굽기만 한 김도 먹지 않는다.

구운 다음 반드시 참기름이 발라져 있는 김만 먹는다.

이렇다 보니 아이들 건강에 문제가 있을까 봐 나와 집사람은 항상 걱정이 태산이다.

며칠 굶기면 알아서 먹는다는 말에 진짜 한 두 끼 굶겨도 봤다.

이제 앞으로 밥도 잘 먹고 편식하지 않는 아주 예쁜 아이들이 되겠지?

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부모가 독하게 마음먹어야 아이들이 편식을 하지 않고 올바른 식습관을 가진다고 하던데, 나와 집사람은 독하지 못한 가 보다.

우리 부부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아들들아, 좀 골고루 먹어주면 어디가 덧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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